[성기숙의 문화읽기]국악진흥법 제정에 즈음하여⓶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의 주요 쟁점
[성기숙의 문화읽기]국악진흥법 제정에 즈음하여⓶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의 주요 쟁점
  •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무용평론가
  • 승인 2024.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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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발전의 획기적 전환점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무용평론가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무용평론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국악진흥법 하위법령으로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및 국악진흥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올 상반기 전국 권역별로 5회에 걸쳐 국악진흥법 제정 취지와 목적 및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하위법령 제정과 국악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의견을 청취하는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여론수렴의 일환이었다.

문체부 주최로 열린 “국악진흥법 공청회”(2024년 5월 31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는 그동안 현장의 여론수렴 결과를 공유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시행령 제정안 마련을 위한 자리였다. 아울러 국악진흥기본계획 마련을 위한 생산적 논의도 병행되었다.

강지은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의 “국악진흥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발표는 시행령 마련의 취지와 목적 및 필요성에 대한 포괄적 설명으로 국악진흥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이정희 박사는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을 위한 주요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분석 발표하여 공청회의 효율성을 높여줬다. 

전통공연예술계 4명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원일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 이용식 전남대 교수 등이 다양한 논의를 펼쳤다. 공청회엔 약 1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국악진흥법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다만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청중과의 질의 응답이 충분치 못했음은 다소 아쉽다.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다뤄진 주요 쟁점은 모두 네 가지로 △ 실태조사(시행령 제2조), △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시행령 제3조), △ 국악의 날 제정(시행령 제5조), △ 지원기관의 지정(시행령 제6조) 등으로 집약된다. 

실태조사(시행령 제2조)

실태조사는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 및 국악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 할 수 있다. 국악진흥법 제6조(실태조사) 제1항에는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 정책의 수립·시행을 위하여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에 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국악진흥법 제6조를 위임받아 마련된 시행령 제2조(실태조사)에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국악진흥 사업에 관한 사항을 비롯 국악의 보존·계승, 국악교육, 향유실태, 전문인력,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에 관한 실태조사를 추진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육성·진흥과 실제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태조사는 정기조사와 수시조사로 구분하여 실시되며, 정기조사는 매년 실시한다. 수시조사는 문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무엇보다 실태조사 수행기관 선정이 중요하다. 전문성 및 수행 역량이 중요한 평가기준이 돼야 한다. 

그동안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에 대한 조사는 개별적 단위로 이루어져 예술인 및 전문인력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려웠다. 향후 실태조사는 공급자와 수요자(향유자), 국공립단체와 민간단체, 전문가와 일반인, 중앙과 지방, 국내외 현황 등 정교하고 치밀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또 조사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과 함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도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시행령 제3조)

국악진흥법 제11조(전문인력 양성)에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대학, 연구소, 그밖의 기관을 국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하고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를 위임받아 제정된 시행령 제3조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양질의 인재를 양성하여 궁극적으로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시행령에 명시된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과 관련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 중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하는 대학”, “나.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 중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 운영하는 학교” 등이다. 다만, 고등교육법 제19조 제2항에 따른 설치령에 의해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 시행령에 누락되어 있는 바,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 법률과의 내용적 중복도 검토대상이다. 예컨대, 국가유산청의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2016)에 의거, 현재 국립경상대학교, 전남대학교, 세한대학교 등 세 곳이 무형유산 전수교육대학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이후 기관별 특화된 운영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국악분야에서 통용되는 전문인력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요청된다. 일반적으로 국악전문인이란 연주자, 연희자 등 무형유산 전승자 및 창작자, 교육자, 연구자 등을 일컫는다. 한편, 문화매개 개념과 더불어 등장한 이른바 매개인력도 주목된다. 여기서 매개인력이란 국악의 보존·계승뿐만 아니라 창작과 대중화, 상업화·산업화, 해외진출과 국제협력 등을 통한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말한다.

급변하는 예술환경을 고려할 때 매개인력 양성의 시급성이 제기된다. 국악의 순수 실기 및 이론교육을 비롯 행정과 경영·기획·홍보·전시·국제교류 나아가 전통공연예술의 콘텐츠를 활용한 상업화·산업화 및 글로벌 문화자본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창작과 유통, 글로벌 네트워크 개발과 활용, 전통공연예술 한류에 따른 해외진출과 국제교류 등 다변화된 시대 환경에 걸맞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이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국악의 날 제정(시행령 제5조)

국악의 날은 국악진흥법 제14조에 의거, 국악의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되었다. 올 상반기 전국 권역별로 개최된 국악의 날 제정 관련 현장간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전한다. 5월 15일(세종대왕 탄신일), 9월 28일(세종의 음악정리), 9월 29일(악학궤범 편찬일), 12월 말경(한 해 마무리) 등 여러 제안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6월 5일이 최종 국악의 날로 제정되었다. 조선시대 여민락(與民樂)에 대한 최초의 기록인 『세종실록』 권116(세종 29년, 1447년 6월 5일)에 따른 결정이다. 1446년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은 그 이듬해 신악(新樂)을 창제하고 ‘용비어천가’를 지어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 등을 궁중연향에 사용케 했다. 

주지하듯, 여민락은 ‘백성과 더불어 음악을 즐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종의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는 바, 6월 5일 국악의 날 제정은 국민과 함께 국악을 즐기고 진흥한다는 국악진흥법 제정 취지와 부합하는 결정으로 유의미하다.

공청회에서 국악의 날 지정과 관련 다소 이견도 있었다. 6월 5일을 국악의 날로 지정할 경우, 바로 이어지는 6일 현충일과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점에서 국민정서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악의 날 지정은 날짜 특정 못지않게 과연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 하겠다.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5조에 따르면, 국악의 날에는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문화예술행사 및 학술행사, 경연대회, 유공자 포상 등이 계획되어 있다. 국악의 날을 계기로 국악인의 연대와 결속 나아가 국악의 대중화와 저변확대를 꽤하여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의 일상 속으로 국악이 스며들게 하는 행사 및 사업 위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원기관 지정(시행령 제6조)

국악진흥법 제16조(지원기관의 지정 등) 제1항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지원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지정 기관은 국악의 보존·계승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창작활동, 대중화,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지원에 관한 업무를 책임진다. 

지원기관 지정 대상은 공공기관 중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거나, 민법 제32조에 따른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제한된다. 이에 해당되는 법인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육성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담조직을 갖추고 상근 전문인력을 10명 이상 갖춰야 한다. 

여기서 보듯, 국악진흥법에 의한 지원기관 지정 대상은 공공기관 및 비영리법인이 해당된다. 우선 공공기관으로는 국립국악원(제15조)과 국악방송(제17조)의 역할과 기능 및 업무 수행 범위가 별도 조항으로 명시되어 있음이 눈길을 끈다. 국립국악원은 국악의 조사 및 정책연구, 국내외 교류와 협력, 국악자료의 수집 제공 전시 및 관리, 공연제작 및 국내외 보급, 전속단체 운영 등이 주요 업무로 꼽힌다.

한편, 국립국악원은 지방국악원을 둘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이른바 ‘1도(道) 1국악원(國樂院)’ 설립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때 지방국악원은 각 지역 고유의 향토성을 고려한 특화 운영으로 기관의 정체성을 높여야 한다. 기존 부산, 남원, 진도에 이어 현재 강원도 강릉과 충남 서산에 국립국악원 분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국악진흥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방 국립국악원의 순차 건립과 더불어 국립국악원 역시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하겠다.

국악방송은 어떤가? 국악진흥법 제17조는 “방송을 통한 국악의 대중화와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 및 진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국악방송을 둔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악방송은 국악프로그램의 제작 및 운영, 국악의 창작·교육·연구 및 대중화, 국내외 국악프로그램의 교류 및 지원, 국악방송의 보급과 진흥을 위한 사업 등을 수행한다. 국악방송은 공공채널 지정을 비롯 전문연주단 운영, 국악방송 해외 송출 등 현안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악진흥법 시행에 따른 국악방송의 업무 확장 및 조직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국악진흥법 시행령 실효성

국악진흥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실현을 위해서는 하위 법령에 해당하는 시행령 제정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시행령이란, 법률의 시행을 위하여 발하는 집행명령(執行命令)과 법률이 위임한 위임명령(委任命令)을 포함하며, 이는 대통령의 명령을 말한다. 문체부에서 마련한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다는 점에서 신뢰를 더한다. 다만 국악진흥법 시행령에 미쳐 담지 못한 정책들은 국악진흥기본계획에서 적극 품어야 할 것이다.   

주지하듯, 국악진흥법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매 5년마다 국악진흥기본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또 국악의 보존·계승과 창작지원, 전문인력 양성,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 국악의 날 제정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루어 짐작컨대, 국악진흥법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국악계 이외 전통무용·전통연희 분야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 왜 그럴까? 국악진흥법이 국악분야에 한정해서 적용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악진흥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국악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예술적 표현 활동인 전통음악·전통무용·전통연희 등과 이를 재해석·재창작한 공연예술”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악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에서 언급된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내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장르적 개념의 국악을 넘어 전통무용·전통연희 등 전통공연예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에 국악뿐만 아니라 전통무용·전통연희 분야에서도 국악진흥법 제정에 적극 관심가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국악진흥법 및 그 시행령 제정안에 대하여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전통공연예술계 현장의 보다 큰 관심을 견인하기 위한 이유도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