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인디언 이야기…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우리가 몰랐던 인디언 이야기…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6.2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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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10.9,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북미 원주민의 공예, 사진, 회화 151점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국내 최초로 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덴버박물관과 공동주최로 오는 10월 9일까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을 개최한다. 

▲카이오와족 원주민 추정, 아기를 위한 요람
▲카이오와족 원주민 추정, 아기를 위한 요람

이번 특별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전시로, 우리가 인디언으로 불렀던 이들이 과거의 역사 속에 사라진 이들이 아니라, 깊이 있고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을 조명하고자 한다. 북미 원주민의 다양한 문화와 세계관을 보여주는 151점의 전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 전시를 마친 이후에는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순회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1부: 하늘과 땅에 감사한 사람들: 상상을 뛰어넘는 문화적 다양성 

이번 특별전은 우리가 알던 인디언을 다루지만 인디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디언이라는 용어는 1492년 콜럼버스가 북미 대륙을 인도로 착각한 데서 붙여진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오래전부터 그 땅에 살아왔던 사람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북미 원주민’이라고 부른다. 

▲애니 분(포모족), 새의 깃털로 장식한 바구니, 1900년대 초반, 지름 27.1cm, 덴버박물관
▲애니 분(포모족), 새의 깃털로 장식한 바구니, 1900년대 초반, 지름 27.1cm, 덴버박물관

우리가 인디언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독수리 깃털 머리 장식’처럼 매우 단편적이다. 그러나 북쪽 알래스카에서 남쪽 뉴멕시코에 이르는 광활한 북미 대륙에는 570여개의 부족이 있고 부족 수 만큼이나 놀라올 정도로 다양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기후와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들을 둘러싼 자연 환경은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고 경계를 짓게 하여 다채로운 언어와 풍속을 지니게 하였다.

1부는 북미 원주민에게 자연의 갖는 의미가 담긴 아기 요람으로 시작한다. 원주민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아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큰 선생님이다. 얼굴만 내놓을 수 있는 요람에서 갓난아기 때부터 자연을 바라보며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자연의 기운을 눈, 코, 입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 주는 집, 옷과 그릇, 의식 도구와 그림 등 30여개 부족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에드워드 S. 커티스, 덮개 짜는 나바호족 직조공, 1905년경, 미국국회도서관
▲에드워드 S. 커티스, 덮개 짜는 나바호족 직조공, 1905년경, 미국국회도서관

2부: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한 사람들: 갈등과 위기를 넘어 이어온 힘 

2부는 유럽 사람들이 북미 대륙으로 건너와 정착한 이후 달라진 원주민의 삶을 회화와 사진 작품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전시는 이주민의 시선에서 본 북미 원주민의 모습, 미국이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원주민이 겪은 갈등과 위기의 순간, 북미 원주민 스스로 그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이주민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외모, 복장, 생활 방식에 관심을 가졌고 그들이 본 모습을 그림이나 사진에 담았다. 이러한 그림이나 사진에 담긴 북미 원주민의 모습은 대체로 낭만적이고 평화롭다. 당시 그림은 서부로의 확장을 장려할 목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당시는 이미 원주민이 서구의 영향을 받을 때였지만 이주민들이 생각한 원주민의 때 묻지 않고 ‘고귀한 야만인’의 이미지에 맞도록 연출하기도 했다. 

▲앤디 워홀, 원주민 운동가 미국 인디언 러셀 민스, 1976년, 214.0×178.4cm, 덴버박물관
▲앤디 워홀, 원주민 운동가 미국 인디언 러셀 민스, 1976년, 214.0×178.4cm, 덴버박물관

이주민에게 ‘명백한 운명’이었던 서부 개척의 시대 북미 원주민들은 크나큰 갈등과 위기를 여러 차례 겪어왔다. 골드 러시, 리틀 빅혼 전투, 운디니드 사건 등 미국 역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북미 원주민이 겪었던 사건들을 회화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 인디언으로 알던 북미 원주민이 어떤 사람들인지, 각각의 전시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전시실에서 직접 만나보기 바란다. 우리에게 낯설고 오래된 문화가 아닌 현재 우리 곁의 문화로 한층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