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관 기관 협력 확대…국제교류 및 네트워킹 활성화
이달 20~28일까지 제주 일원 진행, 9개국 100여명 무용수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 기자] 푸르른 여름의 절정인 7월, 제주가 춤의 향연으로 물든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제주국제무용제’가 올해도 도내 곳곳을 무대로 펼쳐진다.
사단법인 제주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하는 제2회 제주국제무용제 JIDANCE 2024가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9일 동안 제주아트센터, Be IN;(비인) 극장, 복합문화공간 콜라주 플라츠(남원읍)와 애월읍 상가 마을, 제주목 관아, 제주 올레길 위미리 일원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5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질 높은, 차별화 된 국제 휴양지 예술 축제’를 표방하고 출범한 제주국제무용제(Jeju International Dance Festival)는 제주도의 유일무이한 국제 무용축제이다.
축제 개막에 앞서 3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는 축제 취지를 전하고 행사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좌남수 제주국제무용제조직위원장, 박인자 이사장, 장광열 프로그래머, 이해준 예술감독, 이애리 이사, 김철웅 홍보위원장, 강경모 감독 등이 참석했다.
좌남수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제주국제무용제를 올해도 선보이게 되어 영광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 세계 무용인들이 제주에 모여 자신만의 예술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해준 예술감독은 “2018년부터 매년 제주국제댄스포럼과 국제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하고 국내 다른 무용제와 차별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제 휴양지 축제를 표방하는 무용제를 개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인자 이사장은 “노력해서 만든 좋은 프로그램을 제주도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 사실 예산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지만, 축제가 자리잡기 위해선 5년은 고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라며 “무용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제주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대한민국에서 세계적 안무가들의 초연 창작작품이 제주에서 공연되는 게 주목할 만하다”라고 전했다.
올해 제2회 제주국제무용제에는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이스라엘, 미국, 부르키나파소, 모로코, 일본 등 9개국에서 100여 명의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각기 성격이 다른 13개의 프로그램이 제주시, 구좌읍, 남원읍, 애월읍 등지에 소재한 8개 장소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 축제는 ▲국제무용갈라공연 ▲국제댄스 프린지 ▲제주목 관아의 국제 무용의 밤 ▲제주올레길, 길 위의 춤 ▲마을 주민, 휴양객이 함께하는 춤춤춤 ▲청소년 무용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공연 참가단체 일부 공모 선정
조직위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공연 참가 단체 일부를 공모로 선정했다. ‘제주 토속음악이 춤과 만나면’ ‘국제 댄스 프린지’ ‘제주 올레길, 길 위의 춤’ 등 3개 부문에 걸쳐 46개 단체가 공모에 응모했고, 이중 각 지역에 소재한 10개 단체(서울 2개, 부산 2개, 경기 2개, 제주 4개)가 공연 단체로 선정됐다.
‘제주 토속음악이 춤과 만나면’이라는 주제의 전야제에서는 제주의 토속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무용이 만나는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과 부산 경기 서귀포와 제주시 등 5개 지역 6개 단체 20명이 넘는 출연자들이 참여하며,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장르를 두루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토속 음악 <이어도사나><오돌또기> <신아외기소리> <무가의 본풀이-서우젯소리> 등을 춤과 접목시켜 새롭게 해석할 예정이다.
해외 유관 기관 협력 확대, 국제교류와 네트워킹을 확장
올해는 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국제교류와 네트워크 확장에도 힘을 쏟았다. 유럽 최대의 댄스 플랫폼인 독일 ‘Tanz Platform’과 협력해 국내에 생소한 쿰비아 음악과 만난 현대무용을 소개한다. 포르투갈 까몽이스재단을 통해 포르투갈 발레단을, 함부르크 문화미디어부와 협력해 독일 현대무용단을 각각 초청했다.
제주 출신의 무용수 양성을 위해 외국 안무가가 직접 지도하는 청소년을 위한 2개의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21일 오전 11시 Be IN;(비인)에서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초빙 안무가로 선정된 2명의 포르투갈 안무가가 ‘제주 무용 영재들을 위한 워크숍’에 강사로 참여하고, 이탈리아 안무가들이 ‘이탈리아 무용단이 서귀포 청소년을 만나면’이라는 워크숍을 이끈다.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무용 필름 상영회가 열린다. 국내외 무용 영화제와 공공 단체의 공모로 선정된 ‘Frankenstine’, ‘Layer4’, ‘몸쓰다’, ‘the Second Wing’ 등 4편의 무용 필름이 전문가 해설과 함께 상영된다.
아울러, 21년 전통의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이 올해는 제주국제무용제에서 펼쳐진다. 영국국립발레단의 강민주와 노르웨이 국립발레단의 고영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주 출신으로 현재 도쿄시티발레단에서 활동하는 손유노와 포르투갈발레단의 남녀 무용수도 특별 초청됐다. 특히 아르헨티나 국립무용단의 초빙 안무가인 김재덕이 이끄는 모던테이블의 ‘속도’, 김나이무브먼트컬렉티브의 ‘우리 동네’, 워싱턴발레단 주역 무용수였던 조주현 교수가 안무한 ‘진주’ 등 작품도 제주에 처음 소개된다. 23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소특정’ 공연 편성
축제 기간 서귀포 청소년과 이탈리아 무용단이 함께하는 공연부터 제주 장소 특정 공연, 도민 및 휴양객과 함께하는 공연, 폐막식 및 라운드테이블 등이 펼쳐진다.
특히, 제주도의 자연환경 및 독특한 공간과 연계한 무용공연이 ‘제주국제무용제’만의 차별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늦은 오후에 열리는 <길 위의 춤>은 서귀포 남원읍 위미리 일대 4km에 달하는 거리가 무대로 변신할 예정이다.
긴 구간을 다양한 아티스트가 어떻게 나누어 공연할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공연 프로그래머인 장광열 이사는 “아티스트들은 당일 오후 5시 제주올레길 6코스인 ‘마을빛그리미갤러리’ 앞에서 출발, 위미 해변의 등대, 위미 포구 어선 집하장, 위미 초등학교 옆 동네를 거치면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자신들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라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판 댄스씨어터(부산), 무용다방(제주), Bellinda Dance Company(이탈리아)가 각 장소에 맞는 춤을 선보이며, 즉석에서 관람객 및 휴양객들에게 춤을 알려주며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2회 제주국제무용제 JIDANCE 2024’는 이달 20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열리며 모든 공연의 관람료와 참가비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