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무결점 연기로 세계新 금메달
김연아, 무결점 연기로 세계新 금메달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2.26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게도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믿기지 않는다”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4분 10초간의 완벽한 연기로 한국인 사상 최초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선수의 모습

김연아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얻어 역대 최고점을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번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점수(78.50점)를 합쳐 총점 228.56점을 받아,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 205.50점)를 23.06점 차로 제치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연아와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사다 마오는 부담감 탓인지 연기 내내 실수를 연발해 큰 점수 차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로써 김연아는 한국인 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이는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 이광영(남자)과 김혜경, 이현주(이상 여자)가 처음 출전한 지 42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이날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150.06점은 자신이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점(133.95점) 무려 16.11점이나 뛰어넘은 놀라운 기록이다.

총점 역시 자신이 같은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210.03점)을 넘어선 새로운 기록이며, 신채점제(뉴저지시스템) 도입 이후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220점을 넘겼다.

▲경기 직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김연아 선수

김연아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도 내가 오늘 한 일이 믿기지 않는다. 저런 점수 받았다는 게 너무 놀랍다"고 소감을 말했다.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연기 후의 눈물에 대해선 "많은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눈물를 흘리는 걸 보고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울었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며 "너무 기뻤고 모든 게 다 끝났다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며 피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기록될 김연아는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데, 이번에 준비했던 걸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나한테도 이런 날이 왔구나 너무 기뻤다"고 해맑게 웃었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시즌(2009-2010)에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과 밴쿠버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 3개의 그랑프리 및 그랑프리 파이널(일본 도쿄 개최)대회까지 모두 휩쓸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서울문화투데이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