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레앙 허의 재밌게 공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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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를레앙 허(허성우)
  • 승인 2010.03.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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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만화영상진흥회 아트홀 임미성퀸텟 샹송재즈 공연리뷰

‘예술을 위한 예술’에 탐닉되어 있는 예술지상주의자, 탐미주의자 또다른 용어로 유미주의자들 가운데 다행히 예술과 철학과의  깊은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는 부류라면 단연코 니체를 만나기를 두려워 할 것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미주의자, 보들레르나 플로베르 등의 작가들은 ‘천재성을 훨씬 뛰어넘는 재능의 소유자들’이며 ‘표현의 열광자들’, ‘명백한 대가’란 최고의 찬사를 받았으나 그들을 향한 니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쯧쯧 … 병적인 것들”

삶의 긍정적 형식이 되지 못하는 예술은 병적이며 나약한 것이라 몰아세운 그는 나홀로 예술을 지향하며 지금도 쓸쓸한 골방에서 투쟁하고 있는 또다른 보들레르에게 끊임없이 구원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니체는 ‘미를 위한 미’, ‘진리를 위한 진리’, ‘선을 위한 선’. 이와 같은 절대화 경향을 경계했다.

이것은 삶과 연결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우상화된 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예술에 탐닉한 차원이 다른 유미주의자이다. 예술을 통해서만 삶의  고통과 모순을 극복하고 직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만 절대적이고 유일한 진리가 없다고 주장한 것처럼 절대적 예술 역시 없다는 건강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예술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비판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가 바로 니체이다.  

필자가 속한 임미성퀸텟의 샹송재즈콘서트를 리뷰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이다.

프랑스만화 백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프랑스 대사관 과 문화원의 후원으로 기획된 본 행사는 만화 콘텐츠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하는  코리언 카툰 뮤지엄(한국 만화 규장각) 아트홀에서 개최되었다.

샹송(CHANSON)은 프랑스어로 ‘노래’라는 뜻이다.  프랑스 가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파퓰러음악을 지칭한다.

크레아숑은 재즈의 스탠다더 튠처럼 가수가 불러 성공한 노래를 따로 분류해 일컫는 용어인데  재즈스탠더드에서는 스윙재즈, 라틴재즈, 발라드, 오리지널 작품곡으로 분류하는 것처럼 크레아숑은  샹송드 샴, 샹송 드 레알리스트, 샹송 드 판타스틱 등으로 분류된다.

프랑스에서 다년 간 활동한 임미성이 이번 무대에서 선보인 것이 크레아숑이다.  예를 들면 ‘상젤리제’, ‘파리의 가을 하늘 아래’ 등 우리 귀에 이미 친숙한 곡들이다. 샹송재즈는 샹송을 재즈의 리듬인 스윙이나 라틴 등으로 변주하고 리하모니제인션 등 부분적 편곡을 거쳐 연주하는 형식을 취한다.

연주자들의 구성도 재즈 앙상블때와 동일하다. 예를 들면 이번 경우와 같이 임미성보컬 퀸텟이면 보컬,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 그리고 기타 등 다른 보조악기가 등장할 수 있다. 

음향장치와 조명 등은 사운드를 증폭하거나 효과를 위해서 필수적인 무대장치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객이 흥미로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관객이 흥미로울 수 있는 레파토리를 개발하고 연주하는 것은  필수적인데 최근들어  보컬 임미성도 이러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실 임미성파리 퀸텟의 1집 앨범< Princess BARI>는 한국의 고대 국문학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서 예술지상주의자 관점-평론가적 시전-에서는 의미있고 실험적인 시도였던 것으로 유의미한 평가를 받고 있으나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못하고  보들레의 키드로 전락하고만  뼈아픈 경험이 있었다. -앨범 판매량만을 놓고 보면-

하지만 이제는 평론가적 시선과 대중적 시선과의 괴리로부터 가장 효율적인 지점을 찾고 있으니 정말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샹송재즈로 특화하여 또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보컬 임미성은 EBS 스페이스 공감( 3월 8일, 9일) 에 출연하면서 부터는  보다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오를레앙 허 press@sctoday.co.kr

   
오를레앙허(본명 허성우)/작곡가/재즈피아니스트

음악교육과 전공, 프랑스 파리 유학.
IACP, 파리 빌에반스 피아노 아카데미 디플롬, 파리 에브리 국립음악원 재즈음악과 수석 졸업.
재즈보컬 임미성퀸텟의 1집 ‘프린세스 바리’ 녹음 작곡과 피아노.
제6회 프랑스 파리 컬러즈 국제 재즈 페스티벌 한국대표(임미성퀸텟)
제1회 한전아트센터 재즈피아노 콩쿨 일반부 우승
현재 숭실대, 한국국제대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