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여행기] 따스한 정과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경상북도 팸투어
[동행여행기] 따스한 정과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경상북도 팸투어
  •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발행인
  • 승인 2010.03.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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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영덕찍고 청송까지 경상북도 구석구석 돌아보기

음력 설을 며칠 앞둔 2월의 초입, 그날따라 햇살이 무지 따뜻하고 화사했다.

▲영덕의 풍력발전소

우리 일행 12명은 경상북도 관광마케팅사업단 초청으로 경북 팸투어를 위해 동대구행 KTX에 몸을 실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김용민 박사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향자 선임연구위원도 영덕에서 우리와 합류했다.

이번 투어는 경북도청관광마케팅사업단(단장 이희도)이 주최하고 솔항공여행사 김형미 대표 주관으로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여행업체들이 참여, 경상북도의 재발견을 위한  팸투어였다. 함께 참여한 분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여행 상품을  파는 그야말로 ‘애국’하는 인바운드 업체들이어서 개인적으로 반가운 마음이 더 들었다. 또한 우리 관광업계 현안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정은 서울역출발(KTX)-동대구역도착-포항-영덕(풍력발전소,강구항)-청송(주왕산,주산지,달기약수, 온천-서울로 예정돼 있었다.

투어는 경상북도 주요지역의 관광지를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최근 국립공원에 대해 새롭게 눈뜬 경상북도가 국립공원의 관광적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동대구역에 도착하자 이희도 관광마케팅사업단장과 신선애 담당관이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았다. 곧바로 준비된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향했다. 대구와 포항을 잇는 새로난 도로를 시원스레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잠시 쉬는 동안 휴게소에 가면 종종 만나게 되는, 소위 ‘잡상인’이 우리차에 올랐다.

잠시 후 버스안이 조금 소란스러워졌다. 이 여성이 파는 개당 5000원하는 목토시를 사느라고 그런 것이다. 부인을 준다고 하나를 더 사는 사람, 함께 온 일행을 사주기 위해 두 세 개씩 사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나도 하나 샀다. (우리일행들은 이 충동구매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완전한 겨울기운이 가시지 않은 주왕산 답사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일행들이 너나 없이 이같이 구매를 한 이유는 뭘까? 그건 이희도 단장의 한 마디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사는 냄새가 풀풀 풍기는 포항 죽도시장

 

 

 

 

 

 

“지지역경제를 위해 필요하신 분들은 구입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우회적인 강매(?)가 그 한몫을 톡톡히한 것이다. 사실 큰 액수는 아니겠지만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애쓰는 그 마음이 참여한 분들에게 전달됐던 것이리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케하는 대목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경상북도가 마련한 자료영상을 통해 경북의 자연을 마음껏 감상하며 각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축제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었다.

대구에서 약 30분 정도만에 포항에 도착했다. 포항시내를 지나 매년 1월 1일이면 해맞이 인파가 몰려드는 호미곶에서 포항시청 직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된 식당에는 ‘겨울철 진미’라고 하는 과메기와 싱싱한 회가 우리들을 반갑게 맞았다.

식사 후 새천년기념관과 등대박물관을 돌아보고 사람사는 힘이 펄펄 솟아나는 포항죽도시장을 돌아봤다. 시장을 돌다 개복치라는 희한한 이름의 생선을 발견했다. 보기에는 생선이라기 보다 묵에 가깝게 보이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다. 전라도지방에서 잔치 때 홍어가 빠지면 안되듯이 포항에서는 개복치라는 생선이 그와 같았다. 이번 여행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영덕을 언제 와봤더라... 따져보니 거의 20년 만이다. 그저 ‘대게’가 유명한 조용한 바닷가로 인식했던 영덕에 풍력발전소가 세워져서 수많은 바람개비가 돌아가며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해변의 루미나리에 장식은 겨울바다를 더욱 영롱하게 빛나게 했다.

여행의 즐거움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지역특산물을 맛보는 것일 터.

▲주왕산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들

▲청송 주왕산 초입에 서있는 ‘시루떡 바위’

 

 

 

 

 

 

 

 

 

 

 

영덕은 전 세계가 알아줄 정도로 대게가 유명한 곳 아닌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우리는 영덕군청의 배려로 ‘귀하고 귀하신 몸’ 영덕대게를 풍성하게 맛볼 수 있었다. 수족관 속에 있는 영덕대게에 한우처럼 이름표가 달려있는 것 보면서 과연 귀하신 몸은 귀하신 몸인 것이 실감났다.

그야말로 ‘삐까번쩍’한 강구항에 마련된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 청송으로 향했다.

아침일찍 호텔에서 내놓은 해장국은 우리의 기대 이상이어서 상당히 놀랐다. 그 전날 술을 많이 마신 한 무리는 어딘가로 가서 곰치국을 먹고 왔지만 호텔의 해장국도 그들에게 충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가보는 청송에 도착해 보니 말로만 듣던 병풍바위가 정말 거짓말처럼 우리 앞에 펼쳐졌다. 주왕산을 가는 도중에는 청송군에서 빙벽장으로 마련한 빙폭이 일품이었다. 폭포물이 마치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주왕산 1폭포까지 오르기로 하고 가는 길은 여러모로 내게 새로운 것의 발견이 많았다.

국립공원이 이렇게 달라졌나? 서울의 북한산을 가본지도 꽤 됐던가?

그래도 가끔씩 산을 가곤 했는데...그러고 보니 국립공원은 한참만인 것 같다. 내가 잠시 그를 멀리 하는 동안 그는 상당히 멋쟁이가 돼 있었다.

안내판도 곳곳에 정겹게 돼 있었고, 특히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눈에 띄었다. 점자해설판과 휠체어계단 등 여러모로 세심한 배려를 한 흔적이 보였다. 또한 혼자 산을 찾았더라도 산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음성해설 시스템도 곳곳에 설치돼 있어 맹인들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이날 나와 동행했던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의 이름이 나와 같았던 것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조용하지만 씩씩한 이은영씨가 반가웠고, 우리를 앞장서 인솔하고 해설을 도맡아준 ‘땀흘리는 멧돼지’란 별명의 장원혁 해설사도 고마운 동반자였다.

이날 우리 일행의 리더인 김형미 대표는 주왕산의 비경에 다시 한 번 감탄하고 이를 ‘한국의 장가계’라 명명했다. 물론 규모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한 편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영덕해안공원에 설치된 대게집게발 조형물

▲등대박물관내의 다양한 등대라이트

 

 

 

 

 

 

 

주왕산을 뒤로 하고 얼음에 갇힌 버드나무가 안쓰러운 주산지를 돌아보고 달기약수백숙으로 점심을 했다. 말로만 듣는 푸른빛이 도는 달기약수물은 탄산과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건강에는 아주 아주 좋을 듯 했다.

이번 투어의 여독을 풀기 위해 청송온천에서 잠시 몸을 담그고 나와 상쾌한 여행의 마무리를 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청송군에서 챙겨준 사과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이번 투어에서 일행들은 식사 때마다, 자리가 있을 때마다 현재 처한 인바운드 여행업계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들을 나누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낙관했다.

몇 부분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거리지만. 우선 국내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으로 인한 싸움을 피해야한다는 것. 중국인들을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과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영덕대게 상품의 다각화 모색.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대책 마련등이 논의 됐다. 이들이 고민하는 모습에서 우리 한국관광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끝으로 이번 투어에 초대해 준 솔여행사 김형미 대표와 이희도 경북관광마케팅사업단장, 도착부터 서울 올라오기 직전까지 일정을 챙겨주고 안내해 준 경북도청의 신선애담당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주산지 앞에서 단체사진 한컷!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 young@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