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가·건축가·디자이너 등 20인(팀)참여
작품, 아카이브 등 총 104점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공예와 건축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내일(5일)부터 내년 3월 9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공예로 짓는 집》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실내외 건축 공간의 공예 요소를 탐구하고, 건축의 기본 구조와 개념을 ‘공예’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전시다. ‘서울아트위크’를 맞아 서울을 찾은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과 시민들에게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예가, 장인, 건축가, 디자이너 등 20인(팀)이 참여해 공예와 건축의 관계성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담긴 신작 총 104점과 관련 기록 자료들을 선보인다.
주요 참여작가로는 조각가 이영학, 아트퍼니처 작가 김건수·정명택, 도예가 강석영과 유상덕,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조대용과 김창대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시작하는 ‘문’ 구역에는 비디오 조각과 장소특정적 영상 작업으로 잘 알려진 금민정 작가의 영상 작품과, 전시 참여작가 15인의 개성적 해석을 담은 공동 프로젝트 ‘문고리’의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문, 들어가다를 시작으로 ▴바닥, 다지다 ▴기둥, 수직으로 지지하다 ▴벽, 나누고 꾸미다 ▴보, 수평으로 지지하다 ▴창문, 여닫다 ▴지붕, 덮다 까지 7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각 섹션에서는 해당 건축 요소를 공예적 관점에서 해석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이 전시장을 모두 돌아보고 나면 마치 ‘공예로 지은 집’을 방문한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카이브 코너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의 시대 속에서 버려졌던 공예 관련 자료들을 수집, 기록, 연구, 작업하는 건축가와 설치미술가를 소개한다. 창덕궁, 운현궁 등 궁궐·궁집 복원 조사 과정에서 버려진 도배지를 발굴해 그 가치를 조명해 온 건축가 장순용·장필구·이지영의 수집 자료와 대단위 재개발 현장을 탐사하며 수집, 기록한 1960~80년대 ‘집’들의 공예적 부자재를 활용해 설치 작업을 이어온 여상희 작가의 작품울 선보인다.
전시 기간 중 전문가 초청 공예 강좌와 큐레이터의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1월부터 25년 3월까지 매월 첫째 금요일 <서울 문화의 밤>에는 전시를 기획한 정은주 학예연구사와 참여 작가가 함께하는 특별 설명회가 열린다.
오는 27일(금)에는 장필구 건축가가, 내달 23일(수)에는 이지영 디자이너가 참여하여 ‘궁궐 옛 벽지 수집’을 주제로 공예 강좌를 펼친다. 그간 수집해 온 한국 궁궐 벽지에서 드러나는 문양, 색채 등 전통 건축 요소의 미학적·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궁궐 벽지의 복원 방향에 대해서 강의한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공예와 건축의 관계성에 대해 열린 질문을 던지는 이번 <공예로 짓는 집> 전시를 통해 실내외 건축 공간을 완성하는 공예 요소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공예의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현대적 맥락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전시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개막행사는 오늘(4일) 13시부터 진행되는 전시 프리뷰를 시작으로 ‘서울아트위크-삼청나이트’와 연계한 17시 전시개막과 라이브 퍼포먼스가 준비돼있다. 전시연계 퍼포먼스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호텔 델루나, 미스터 션사인의 ‘보고십엇소’ 등으로 널리 알려진 청년 서예가 인중 이정화의 축문과 그림이 어우러진 상량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