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오페라 <토스카> 내한 공연 도중 상대 배우인 테너 김재형의 앙코르 무대에 난입해 구설수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서울시오페라단 제작 오페라 ‘토스카’의 마지막 공연 중 벌어졌다.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이 3막에서 유명 아리아 ‘별을 빛나건만’을 부르자 관객의 박수와 환호가 오랫동안 이어졌고, 이에 김재형은 아리아 앙코르를 선보였다. 이때 토스카 역의 게오르규가 예정에 없이 무대에 난입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게오르규는 김재형의 앙코르가 시작되자 갑자기 무대에 등장해 지휘자 지중배를 향해 항의 제스처를 연발했다. 이어서 “이것은 오페라 공연이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It is a performance, not a recital. Respect me)”라고 외치며 공연을 방해했다.
이후 공연은 계속됐고 게오르규도 다시 무대에 나와 연기를 이어갔으나, 관객들은 사실상 오페라에 몰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게오르규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커튼콜에 한참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미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시간을 끈 뒤 무대에 등장했지만, 관객석에서 야유가 나오자 곧바로 퇴장했다.
클래식 전문 커뮤니티에는 게오르규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관객은 “게오르규가 2막의 소프라노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를 불렀을 때보다 테너 김재형의 노래에 대해 관객 반응이 더욱 폭발적이고 앙코르까지 이어지자 감정이 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무대 중간에 난입한 것은 과했다. 이후 극에 몰입하기 어려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종문화화관에 따르면 이번 공연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 결정해 진행한 것으로,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서 출연자가 등장해 항의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안젤라 게오르규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더 좋은 공연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