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관리전환’으로 미술관에 수집된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MMCA 소장품전: 작품의 이력서》를 오늘(12일)부터 내달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으로는 ‘구입’과 ‘기증’ 외에 ‘관리전환’이 있다. ‘관리전환’이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이관받아 소장하는 것이다.
1969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 설립을 계기로 1970년대 초부터 일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관리전환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훼손과 유실을 막고 국가대표 미술 전문기관이 작품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술사 연구 및 전시에 활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주로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와대 등으로부터 작품이 관리전환됐다.
최근 이건희컬렉션을 계기로 기증에 대한 관심이 대폭 증가한 반면 관리전환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정부미술은행이 설립(2012)되기 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 된 작품 6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1, 2부로 구성, 작품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사와 미술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부 ‘구상에서 추상으로’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 광복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품작 및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상 미술에서 추상 미술로 변모해 가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적 흐름이 반영된 소장품을 소개한다. 장우성의 <귀목(歸牧)>(1935), 김창락의 <사양(斜陽)>(1962), 김환기의 <산월>(1958), 박서보의 <원형질(原形質) No. 64-1>(1964) 등이다.
2부 ‘시대의 기록’은 전통의 계승과 민족문화 개발을 중시했던 당시 정부기관의 문화정책과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소개한다. 특히 1960~70년대‘동양화 붐’속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화, 민족적 정체성 확립을 내세운 기록화, 표준영정 등을 소개한다. 배렴의 <심산춘래(深山春來)>(1930년대 후반), 민경갑의 <영산홍>(1977),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농촌>(1977) 등을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작품의 소장 이력은 질적 가치는 물론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사회적 맥락과 함께 보다 입체적으로 작품을 돌아보게 한다”라며, “과거 정부기관 소장품을 한자리에 선보여 한국 근현대 역사와 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