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일이관지(一以貫之)’, 주연 악기로의 가능성 탐색
국립국악원 ‘일이관지(一以貫之)’, 주연 악기로의 가능성 탐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9.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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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선(양금), 김충환(퉁소), 김효영(생황), 정영범(비파), 류경화(철현금), 한충은(단소) 출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예술로 이치를 꿰뚫은 우리 시대 예인들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연속 기획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은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풍류사랑방에서 <일이관지(一以貫之)> ‘이색악기전(異色樂器展)’ 무대를 선보인다. <일이관지(一以貫之)>는 이번  9월 무대를 시작으로 하반기(9, 10, 11월) 공연을 이어간다.

▲국립국악원 ‘일이관지-이색악기전’ 참여 연주자 (왼쪽 상단부터) 양금 전명선, 퉁소 김충환, 생황 김효 영, 비파 정영범, 철현금 류경화, 단소 한충은
▲국립국악원 ‘일이관지-이색악기전’ 참여 연주자 (왼쪽 상단부터) 양금 전명선, 퉁소 김충환, 생황 김효영, 비파 정영범, 철현금 류경화, 단소 한충은

이번 무대는 ‘이색악기전(異色樂器展)’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양금, 퉁소, 생황, 비파, 철현금, 단소를 주인공으로 한 이 시대 연주자를 조명한다. 이 악기들은 전통 악기의 분류에는 속해있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거문고, 가야금, 해금, 피리, 대금, 아쟁과 같이 상대적으로 독주에 널리 사용되는 악기는 아니지만 현재 국악계에서 그 영역을 꾸준히 넓히는 악기로 꼽힌다.

이 악기들이 연주하는 전통 작품과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여섯 악기의 음색과 주법 등 악기 고유의 특징이 돋보일 수 있는 ‘주연 악기’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24일 첫 무대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명선 부수석과 민속악단 김충환 지도단원이 선보이는 양금과 퉁소의 선율로 채워진다. 전명선 부수석은 정악을 대표하는 곡인 <영산회상>을 순서대로 연주하지 않고 <도드리>를 곁들인 <정상지곡>을 연주한다. 맑고 단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단소 연주와 함께 들려주는 이번 곡에서는 단아한 단소 선율위에 어우러지는 맑은 양금의 멋을 만끽할 수 있다.

뒤이어 김충환 지도단원은 ‘김충환류 퉁소산조’와 ‘북청의 퉁소가락과 신아우’, ‘낙랑’(김충환作)의 연주로 퉁소의 강렬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한다. 특히, ‘김충환류 퉁소산조’와 ‘낙랑’에서는 연주자 김충환의 퉁소에 대한 애정과 다채로운 표현을 발견할 수 있으며, ‘북청의 퉁소가락과 신아우’에서는 북청인들의 거칠고 호탕한 성격을 연주를 통해 음악적으로 만날 수 있다.

둘째 날인 25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김효영의 생황 연주와 비파연주단 ‘비화랑’ 소속 정영범의 비파 연주로 꾸며진다. 김효영은 생황을 위한 ‘푸리’(박경훈作), ‘김효영류 생황산조’(김효영作)를 통해 독특한 연주법과 풍부한 화성을 활용해 현대적인 멋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의 생황산조는 김효영이 지속적으로 개작한 2024년 신작으로 다양한 생황의 새로운 표현들을 만날 수 있다.

정영범의 비파 연주에서는 향비파와 당비파 연주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 ‘비파산조’는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주제로 한 향비파 산조로, ‘만대엽’은 고악보인 <금합자보>에 있는 비파 연주법을 토대로 복원해 거문고와 함께 재구성한 당비파로 선보여 풍류음악의 원형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두 연주자는 특별히 17관 생황과 향비파의 병주로 구성한 ‘수룡음’을 선보여 생황의 깊고 부드러운 음색과 중후하면서도 맑은 향비파의 선율을 전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류경화가 철현금을, KBS국악관현악단 부수석 한충은이 단소 연주를 선보인다. 첫 문을 여는 한충은 연주자는 고도의 연주 기교와 다채로운 시김새가 돋보이는 ‘청성곡’과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곡인 단소와 타악을 위한 이중주 ‘소란(騷亂)’을 들려준다. 

철현금의 류경화 교수는 ‘김영철류 철현금산조’와 철현금 독주곡 ‘망각의 새’(류경화作)를 통해 철현금만의 독특한 음색과 애잔한 여음으로 전통음악을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마지막 곡인 단소와 철현금을 위한 ‘메나리’에서는 두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올라 철현금과 단소의 중주로 ‘강원도 아리랑’과 ‘한 오백 년’을 변주한 가락을 얹어 익숙한 듯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번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일이관지-이색악기전’은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악평론가로 활동하는 이소영 명지대학교 예술치유센터장의 해설 진행이 함께하며,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서 열린다.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 전석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