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판화, 조각 등 70여 점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유럽에서 가장 큰 어반아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 중 하나인 Museum of Urban and Contemporary Art(MUCA)의 소장품 전시를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 《ICONS OF URBAN ART – 어반아트: 거리에서 미술관으로》가 내달 2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신당에서 개최된다.
어반아트는 벽, 건물, 도로 등 현대 도시의 공공장소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의미하며, 그라피티 아트, 스트리트 아트, 포스터 아트, 스텐실 아트 등을 포함한다. 새로운 도시 풍경을 형성하고, 사람들에게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통로로 기능하는 어반아트는 21세기 동시대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미술 사조 중 하나다.
MUCA는 크리스티안(Christian)과 스테파니 우츠(Stephanie Utz) 부부가 2016년에 설립한 독일 최초의 어반아트 미술관으로, 거리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제적인 대가로 자리매김한 어반아트의 아이콘 작가 10명의 대표 작품들을 한국 최초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치적 풍자와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는 익명의 거리예술가 뱅크시(Banksy), 팝아트와 스트리트 아트를 결합한 미국의 아티스트 카우스(KAWS), 대규모 흑백 인물 사진을 도시 건물에 붙이는 프랑스의 거리 사진 예술가 제이알(JR), 거리예술과 정치적 선전의 경계를 허무는 미국의 거리예술가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그리고 80년대 뉴욕 거리예술의 선구자 리처드 햄블턴(Richard Hambleton) 등 이름만으로도 도시 예술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떠올리게 하는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뱅크시의 조형 작품을 여러 점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 <훼손된 전화박스 Vandalised Phone Box>는 MUCA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이다.
2005년, 뱅크시는 런던 소호의 한 골목에 옆구리를 곡괭이에 찍혀 피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빨간 전화박스를 놓아두었다. 해당 작품은 한때 영국사회의 상징이었으나, 현대 통신 서비스가 발전하며 쇠퇴하게 된 전화박스를 훼손한 것으로, 사회 변화에 대한 놀라운 시각적 논평이라고 지지받는 한편, 기물 파손 행위로 비난받기도 하며 무수한 화제를 낳았다.
뱅크시의 <에리얼 Ariel> 역시 한국 최초로 공개된다. 뱅크시는 2015년 58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디즈니랜드를 왜곡한 테마파크 <디즈멀랜드>(Dismaland)를 개장했는데 <에리얼 Ariel>은 허물어져가는 마법의 성을 배경으로 탁한 호수 가운데에 설치되어 <디즈멀랜드>(Dismaland)의 상징이 되었던 작품이다.
이 밖에도 에드워드 호퍼의 명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패러디한 뱅크시의 유화 작품 <그 의자 쓰는 거예요? Are You Using That Chair?>, 인베이더의 대형 LED 작품 <달 Moon>,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 <4피트 컴패니언 4FT COMPANION> 등 강렬한 시각적 요소와 개성 넘치는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은 각각이 담긴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동시대 미술의 생동과 참신한 시각을 관람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MUCA와 중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전시기획사 ㈜하지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일반(만 19세~만 65세 미만) 20,000원, 청소년(만 13세~만 18세) 15,000원, 어린이(만 6세~만 12세) 12,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전시 티켓은 인터파크, 카카오톡 예약하기, 29CM, 네이버 예약에서 예매 가능하며,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중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