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깊어가는 가을 밤을 전하는 윤미용 명인의 가야금 연주회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가 내달 14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개최된다.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전승교육사인 윤미용은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를 거쳐 서울대학교 학, 석사를 졸업하고 이른 나이에 추계예술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교육자의 길을 걸었고, 이어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장, 국립국악원 원장, 국악방송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국악 행정가로서도 국악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해 뛰어난 업적을 이룬 원로 예인으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윤미용 명인이 오랜 시간 연주해온 ‘함동정월류 가야금산조’의 원형 보존과 전승을 위해 마련한 무대로, 이십여 년 전 개인 연주회를 준비하며 생긴 염증으로 인한 통증에 한동안 연주회를 올리지 못했으나 꾸준한 재활로 이전보다는 많이 호전된 지금 스승인 함동정월 선생의 30주기를 맞아 스승의 가르침을 새기고자 제자들과 함께 이번 무대를 준비하게 되었다.
함동정월류 산조를 비롯하여 정통 가야금 정악의 선율과 주법이 돋보이는 음악들로 구성한 이번 공연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도드리’다. 도드리란 되돌아 든다 즉, 반복이라는 뜻으로, 밑도드리와 이를 8도 올려 타는 웃도드리의 2가지가 있다. 비교적 화려하고 활달한 곡풍을 가졌으며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으로 많이 쓰인다. 본래 관현편성이나 이번 연주에서는 가야금 합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으로 연주하는 두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영산회상 중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세 곡을 연주한다. 영산회상은 줄풍류의 대표적인 곡으로, 거문고가 중심이 된다하여 ‘거문고회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상령산부터 군악에 이르기까지 총 9개의 악곡으로 구성된 대곡으로, 아주 느린 박자로 시작하여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빨라지며 흥겨운 타령장단으로 끝맺음을 한다. 본 공연에서는 현악기 중심의 기존 편성 대신 가야금, 세피리, 단소, 장구의 편성으로 구성하였다.
이어서 연주되는 곡은 1980년 윤미용이 독주회를 위해 故황병기 명인에게 위촉한 ‘산운(山’韻)으로, 당시 시대 상황으로 음악회가 취소되며 연주하지 못했던 곡이다.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에서 악상을 얻어 전통적 기법으로 작곡한 곡으로, 원곡은 가야금과 대금 2중주가 원칙이나 이번 공연에서는 25현가야금을 추가하여 편곡한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프로그램 ‘함동정월류 가야금산조’는 김창조 – 최옥산 – 함동정월을 거쳐 완성된 산조로, 윤미용 명인이 ‘나의 평생 산조’로 여기는 특별히 애정하는 곡이다. 다른 유파에 비해 우조가 많아 힘찬 기상과 꿋꿋한 위풍(威風)을 느낄 수 있으며, 자진모리 장단을 늦은자진모리와 자진모리로 구분하는 음악적 특징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진모리와 휘모리를 제외한 짧은 산조로 연주한다.
이번 연주회의 사회는 김영운 전 국립국악원 원장이 맡았으며,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02-786-1442, 예약 https://m.site.naver.com/1v5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