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물고기 헤엄치는 청계천
알록달록 물고기 헤엄치는 청계천
  • 박솔빈 기자
  • 승인 2010.03.11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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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 7가 수족관 상가

화창한 주말. 앉고 서고 뒹굴어봐도 할 일이 없다면 청계천으로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청계천은 그야말로 상가계의 노다지다. 전자기기의 메카 세운상가ㆍ대림상가, 인테리어 자제는 물론, 제과ㆍ제빵 제료까지 방산시장ㆍ광장시장, 패션의 중심 동대문시장ㆍ평화시장 등 ‘청계 상가에선 인공위성도 만든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못 만드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청계 상가, 그 중에서도 청계 7가 수족관 상가를 찾았다.

40여 년 전 동대문 극장 근처에 금붕어 노점상들이 모여들며 생겨났다는 청계 7가 수족관 상가. 청계천이 콘크리트로 덮힌 후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지난 2005년 다시 청계천을 찾았다. 그 후 60여 곳의 수족관 가게가 성업 중이며 관상어부터 수조까지 물고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지하철 1, 6호선 동묘앞역 6번 출구로 나와 청계7가 방향으로 걷다 청계천 다산교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수족관 상가가 나타난다. 청계천을 따라 약 50m 정도 수족관 가게가 늘어서 있다.

청계 상가들은 물반 사람반이라는 청계천을 따라 자리잡았기 때문에 일요일이 되면 말도 못하게 붐빈다. 수족관 상가도 예외는 아닌지라 온통 치이고 밀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큰 소리도 터져나온다.

"천원만 더 깎아줘요!", "여기서 더 뭘 깎어, 누군 땅파서 장사하나!"

검은 비닐봉지, 물이 가득든 물고기 봉지… 온작 봉지들을 들고 바스락대며 다니는 사람들은 수조에서 헤엄치는 형형색색 관상어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떼를 지어 몰려 있는 구피가 보였다. ‘구피로 키우기 시작하면 구피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한 구피는 화려한 지느러미를 가진 어종으로 번식력이 뛰어나다.

선명한 주홍색 몸뚱이를 흔들며 지나가는 플레티도 보였다. 플레티는 생김새가 귀엽고 성질이 온순할 뿐 아니라 사육도 비교적 손쉬워 초보자 입문어로 최적이다.

이 외에도 붉고 파랗고 노란 물고기들이 좌우사방에 가득하다. 가장 값이 싼 금붕어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관상어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물고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붕어는 천원에 3마리, 인기 어종인 구피는 마리당 500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대형마트에 비해 평균 20% 저렴하다.

이 곳에서 잔뼈가 굵다는 청계 어류 사장님은 “원하는 어종을 말하면 어지간한 건 다 구할 수 있다. 만약 없는 어종이라도 주문하면 대부분 구할 수 있으니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수족관 상가가 붐비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어항, 필터는 물론, 수초나 장식물도 가지각색이니 원하는대로 골라잡아 나만의 어항을 꾸밀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0cm 높이의 수족관은 6∼10만 원 선, 일반 수족관이나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일반 기성품 어항 뿐 아니라 원하는 형태와 가격에 맞게 제작해주는 가게들도 많아 업소용 대형 수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까지 수족관 상가를 찾는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관상어를 구입하러 왔다는 한 주부는 “대형마트에서 어항을 1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여기서 보니 비슷한 어항이 2만원 정도 싸더라”며 속상해했다.

다양한 어종과 물고기 관련 물품을 보유한 청계 7가 수족관 상가. 그러나 낡고 녹슨 시설과 좁은 인도는 깨끗한 환경과 주차시설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불편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박솔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