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액의 10%, 그냥 버리시겠습니까?
사용액의 10%, 그냥 버리시겠습니까?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3.1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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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불친절한 멤버십 제도

기자는 영화를 좋아해 한 달에 한 번은 꼭 영화관에 들른다. 집 주변에 CGV가 있기에 K모 통신사 전화기를 쓰는 기자는 CGV 영화를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볼 수 있는 요금제에 일부러 가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CGV 멤버십에도 가입이 되어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통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를 예매한 후 극장을 찾았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혼잡하기에 자동발권기에서 예매해두었던 티켓을 끊었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평소에는 줄을 서서 기다린 후 휴대폰으로 접속해 바코드를 다운 받아 예매해두었던 표를 받았다. 그럴 때면 CGV 멤버쉽 마일리지가 누적됐다. 자동발권기 역시 영화표에 바코드가 표시되어 있어 마일리지 누적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불가능하다’ 였다.

이유인 즉, 휴대폰의 경우엔 바로 그 자리에서 바코드를 스캔해 마일리지 입력이 가능하지만 자동발권기의 경우엔 발권 받은 영화표의 예매를 취소하고 다시 새로 예매한 후 휴대폰으로 바코드를 다운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체 이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자동발권기에서 나온 영화표도 바코드가 찍혀있고 예매했다는 사실 확인이 가능한데 왜 그래야하냐고 재차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은 말 뿐 이었다. 결국 다른 시간대는 불가능했기에 그냥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사용한 금액의 10퍼센트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는 것은 상당히 큰 매력이며 대부분 사용한 금액의 1~5퍼센트를 적립해주는 다른 멤버십과 차별화되는 큰 액수이다. 그런 이유로 CGV영화관을 자주 찾는 기자로써는 상당히 불쾌한 부분이었다.

집에 돌아와 CGV 홈페이지를 통해 멤버십 마일리지 누적에 관해 살펴보아도 포인트 적립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어떠한 설명이나 공지사항도 없었다. 혹시나 해 가입 시 약관을 찾아봐도 기자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명시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온라인 예매 및 현장예매 시 10퍼센트를 적립해준다’ 는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필자가 겪은 상황이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는가 하는 의문만 커질 뿐이다.

어떠한 상황이 자신들이 정해놓은 규약이나 기타 사항에 대해 위배될 땐 그에 관련한 정확한 내용의 기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파악과 함께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정리해 놔야한다. 물론 불공정약관과 같은 것은 피해야하지만 말이다.

전자제품과 같이 형체가 있는 사물들에 대해선 여러 가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주의문구들이 명시되어 있다. 가장 큰 예가 세탁기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넣고 돌리지 마시오’ 일 것이다. 과연 어떤 사람이 범죄의도를 가지지 않고서야 일부러 사람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는가?

CGV의 멤버십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다. ‘K모 통신사의 CGV요금제를 예매한 영화표를 자동 발권기로 뽑는’ 상황이 필자가 처음 저지른 행동일 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것 하나하나 세심하게 주의사항을 공지해 소비자들에게 숙지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마일리지 때문에 그러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 귀찮다고 계속 넘긴다보면 기분 좋게 영화 보려다 불쾌감만 맛보는 일이 잦아지게 될 것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고 ‘가랑비에 옷 젖는’ 것이 현실이다.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