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버려진 것, 죽어버린 것으로부터의 제국
아는 것 버려진 것, 죽어버린 것으로부터의 제국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3.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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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권지현의 ‘Empire from what I know 展’ 개최

토포하우스(종로구 관훈동 소재)는 17일부터 권지현의 ‘Empire from what I know 展’을 개최한다.

▲empire from what I know 112.1x162.2cm acrylic on canvas 2010

인간은 우주론적 세계 속에서 더 이상 생성의 중심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상실됐고, 인간의 삶에는 무의미와 공허, 불안이 지배하게 됐다. 23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이미 알고는 있으나 드러내 보이기 싫어하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불록 놀이를 통해 나타낸다.

블록 놀이는 놀이판에 쌓아올린 안정된 구조물을 창조하는 행위이지만, 구조의 완성 이후 분해하는 과정에서의 덩어리들은 이전의 건설적인 의미보다는 해체된, 기능을 상실한 것들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empire from what I know 33x77cm acrylic on canvas 2009

이처럼 블록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압력과 인간의 존재 관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오브제이다. 전체의 완전한 구성을 완성하는 하나의 재료로서의 의미가 아닌, 전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 덩어리로서 불완전하고 해체된-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를 나타낸다.

▲empire from what I know 162x130cm acrylic on canvas 2009

이번 전시 주제인 ‘아는 것으로 부터의 제국’은 인간의 경험에서 인식되어진 것들로부터 스스로의 존재의 당위성을 만들어 내는 도구이며, 이는 이미 과거의 죽어버린 기억에 집착하여 새로운 시선을 갖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의 의지였든 다른 외부의 공격에 의해서든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대한 잔재는 인간의 의식에 쌓이게 된다. 그로인해 인식된 아는 것, 버려진 것, 죽어버린 것의 기억에 집착하며 집적하려하는 행태로 나타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성은 안정된 상태로 보이지만 실제 그것을 채우는 것들은 불량의, 불완전한 개체들로 이루어져 공중에 떠 있거나 매달려 작은 압력에도 쉽게 해체 되게 된다.

▲empire from what I know 72x72cm acrylic on canvas 2009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실제 보이는 광경 그대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것만 쫓는’ 인간의 한계적 인식에서 벗어나 ‘그대로의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존재자’로서 인간의 역할을 찾아보려 하고 있다.

권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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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AM 대한민국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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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