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첨단의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전통과 첨단의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4.03 23: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환경과 재개발의 달인, 권종수 전 종로·강북구청장

권종수(62, 전 종로·강북구 부구청장) 마포구청장 예비후보는 강변북로 지하화를 통한 한강과의 접근성 확보, 망원지구의 한강변 녹색문화신도시 개발, 세계미디어 콘텐츠 중심도시 입지 구축, 도시정책 행정지원센터 운영, 주민평가위원제도 도입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서울시의 각 부서에서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경험, 그 속에서 얻은 역지사지의 공감, 거기에 자신의 고향과 같은 마포구에 대한 사랑이 더해진 그. 가장 어울리는, 그리고 가장 잘 추진할 수 있는 공약들을 내세운 권종수 예비후보자를 만났다.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답을 찾아 대화하는 일꾼

공직에 몸담던 시절 쓰레기 처리 업무, 도로환경 개선 업무, 광활한 한강을 관리하는 업무 등 다른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격무부서에서 시민들을 위해 일해 온 권종수 예비후보자는 명예퇴임 후 한 건설회사에서 1년간 회장 직위로 일했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일들이었기에 남들이 힘들어하는 일이라도 도맡아하며 쌓아온 도시계획전문가로서의 경험들을 일반 기업에서 굉장히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소비하는 입장이 된 셈이죠. 그러면서 행정서비스라는 상품을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만들어도 상품 자체가 소비자에게 환영받지 못하면 낭비일 뿐이라는 생각을 더하게 됐어요. 시민이라는 고객의 생각을 해가면서 행정을 펼쳐야 그게 환영받는 시정이자 구정이 된다는 것을 더 피부로 느끼게 된 계기였죠”

그는 35년의 공직생활 중 5년의 육군사관학교 시절을 제외하면 무려 30년을 서울시와 함께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전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준 청계천 복원 사업에 앞장서서 역동적으로 참여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당시 건설행정 과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걱정스럽고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인 불법 노점 시설의 정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점 시설은 공사를 하면서 시시각각 여러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노점상인분들은 대부분 생계와 직결되어 있었기에 일방적으로 정비하거나 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었죠. 노점상인분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동시에 국가적 사업을 성공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는 이러한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의 청계천이 있게 된 성공의 원인으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대화라고 강조했다.

“수천 번을 접촉해서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 속에서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눈물을 흘리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다가갔습니다. 결국 국가적 사업이라는 것에 다들 동의하셨고, 그렇게 동의해준 것에 최대한 맞춰 보상을 해드리면서 복원 공사를 시작하게 됐지요. 자신들의 소중한 터전을 국가사업과 대의를 위해 협조해주시고 양보해주신 노정상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민이라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문득 이러한 그가 특별히 닮고 싶은, 롤 모델로 삼는 분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서울시 공직자 출신으로서 각 구의 구청장직을 하셨거나 현재 하시는 선배님들 모두 다 존경하죠. 그분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으니까요”

 

◈마포구를 위해 준비해 온 30년

수많은 직책을 거쳐 종로구와 강북구 부구청장을 지냈던 그가 이번에 마포구청에 도전한다는 사실은 조금 의아하게 다가온다. 입버릇처럼 “마포구에 빚이 있다”는 그.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인생의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는 고등학교 학창시절을 마포구에서 보냈습니다. 오늘의 제가 있도록 해 준 정신적, 육체적인 토대가 마포에서, 그것도 숭문고에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죠”

권종수 예비후보자는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서울시에서 각종 일을 하면서 마포하고는 운명적으로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가 폐기물 관리과장으로 재임할 당시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의 이전에 관한 문제였다.

당시 난지도에서 서울시의 모든 쓰레기가 처리되었기 때문에 주변 상암동 지역의 주민들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나, 새로 지정된 김포시 검단면 수도권 매립지의 인근 주민들도 끝없이 반대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연출됐다. 이러한 난지도 매립지 사용 종료단계에 이르렀을 때 부임한 그는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쓰레기라는 것은 어디에선가는 처리되어야 하는 문제고, 15년간 처리해온 난지도에서 검단면 매립지로 옮겨야 된다는 것 역시 필연적 사항이었기에 하루라도 빨리 갈등을 해결해야 했죠. 그때도 청계천 때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대화로 해결해나갔습니다. 검단면의 주민들이 마음으로 진정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보내는 입장에서도 역지사지로 생각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죠”
그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환경적으로 시설을 설치하면서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여기에 더해 작은 피해라도 생긴다면 그것에 대해 성의를 다한 보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웠다.

이러한 다각적인 방안의 강구와 설득, 보상은 주민들의 마음을 열게 해 검단면 쓰레기 매립지로의 쓰레기 반입을 성공시키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생활쓰레기의 '혼합매립시대'를 마감하고 '위생매립시대'의 전기를 마련하는 초석이 되었다.

“공식적이고 의례적인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과 같이 밤을 새워 토론하고 같이 눈물 흘리는 과정 속에서 상호이해관계가 꽃피는 것이죠. 저는 여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같이했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이해하면서도 현실에선 어쩔 수 없는 피해가 발생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완전한 동의는 무리가 있지만 정말 정성을 다했습니다. 보상과 관련해서도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해주려는 노력했고요.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쓰레기 대란을 막을 수 있게 됐죠”

권 예비후보자의 마포와의 인연은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으로 일하던 때까지 이어졌다.

“한강과 접한 서울의 자치구가 11개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접해있는 곳이 바로 마포구죠. 역사적으로도 마포나루(지금의 토정동, 마포동 일대), 서강나루(지금의 신정동, 하중동, 상수동일대), 양화나루(지금의 절두산 서쪽부근)의 절경을 ‘마포8경(麻浦八景)’이라 일컬어왔을 정도지요. 마포의 한강은 역사적으로나 현재로서도 가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역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마포구 같은 경우는 산처럼 휴일이나 방학 때 찾을 곳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얘기하는 그는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망원지구의 한강시민공원 내 수영장은 가장 예쁘고, 동시에 구민들이 편리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한다.

한강변의 공원도 최대한 잘 조성하고자 노력했다는 그는 마찬가지로 난지지구 공원도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학창시절 품어왔던 꿈이나 인생관이 마포에서 형성된 만큼 그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을 그 누구보다 열정을 쏟아서 했습니다. 행정을 소비하는 우리 마포구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마포구를 위해 최선을 다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포구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거운 권종수 예비후보자. 마치 어머니와 같은 마포구에서 섣부르게 실수하지 말고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체험해서 성장한 후에 마포구를 위해 정말 열심히 잘하라는 보이지 않는 소명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에만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인사이동문제를 가지고 얘기한 경우가 없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공무원의 기본자세라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의 저를 있게 만든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과 첨단의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권종수 예비후보자는 마포구에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진정한 신도시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마포라고 하는 공간을 크게 나눠 생각하면 새로 태어난 신도시인 상암지구와 망원지구와 같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모습의 공간, 둘로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태어난 도시는 세계 어느 도시 공간보다도 첨단과학과 전통적인 문화가 어우러지는 동시에 환경적인 건강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속에 운영해야 하죠. 망원지구와 같이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나머지 공간의 일부도 라이프 사이클에 의해 재개발되거나 뉴타운으로 새로 조성되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새 생명을 불어넣을 때는 정말 제대로 해야 하죠. 단순한 재개발이나 뉴타운사업이 아닌 도시가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재개발로 인해 오히려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는 주객전도의 현상들이 많이 생기는 요즘이다. 그러다보니 재개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이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도시 재개발과 부분은 여러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사업이 지연되면 추가비용과 같은 부가적인 것들이 조합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결정이후부터는 차질이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재개발과 직결된 주민들과 직접적이고 실무적인 대화를 나누며 진행되어야 하죠. 이것이 오히려 시간도 더 단축시킵니다. 모든 사업은 결국 구민들을 위한 것인 만큼 구민들이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면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그는 지금껏 어떤 사업이든 ‘첫 단추를 잘 끼우지 않으면 끝날 때까지 아픔으로 남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추진 주체의 제대로 된 구성에 심혈을 기울임과 동시에 사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해왔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사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현혹되지 않고 갈등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추진하는 와중에 사심을 가진 일부의 ‘더 많은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유혹에 현혹되면 흔들리게 되지요. 조합원들에게 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모든 정보, 절차,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다 공개한다면 이러한 갈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로도 작용하지요”

권 예비후보자에게 마포구의 문화적 측면에 관한 발전방안에 대해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 답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마포구의 가장 귀한 내재적 가치는 한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형적 가치를 떠나 한강으로부터 느껴지는 역사적, 정신적인 여건과 분위기가 마포 전 지역에 깔려있다고 봅니다. 그런 것들이 마포구가 가장 문화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아닐까요?”

마포구를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강과의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그는 당인리 발전소 부지를 이용해 원효대교와 양화대교 1.4Km 구간을 지하화시킴과 동시에 망원동 구간은 보행데크로 배후주거지와 한강을 연결한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당인리 발전소 부지야 말로 문화가 생산되고 창작되는 문화창작발전소로 태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한강이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마포구가 자신의 존재의 이유라는 권종수 예비후보자에게 마지막으로 주위의 후배들이나 공무원을 꿈꾸는 이들, 더 나아가 모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권했다.

“어떤 일이나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공무원의 경우 설령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해도 어디서나 자기가 담당한 업무의 최고가 되어야 하죠. 그렇게 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러면 소신이 생기게 되고 결국 친절이라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누군가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분들이 없느냐 오히려 찾게 되죠. 자신이 최고가 되면 정말 친절하게 봉사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약력

숭문 고등학교 졸업
육군사관학교 졸업 (관리학 전공)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졸업 (도시환경정책 전공)

1996~1999 서울시 폐기물 관리과장
2000~2004 서울시 건성행정과장
2004~2006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
2006~2007 종로구 부구청장
2008.01~12 강북구 부구청장
2009~2010 거송종합건설(주) 회장 역임

서울문화투데이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