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도시재생프로젝트’ 진행하겠다
종로, ‘도시재생프로젝트’ 진행하겠다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4.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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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걷기 편한 그런 도시환경을 만들고파”

종로구청장을 꿈꾸며 오랜 시간 준비해온 이가 있다. 그는 지역 주민과 12년간 동고동락 하면서 종로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다고 했다. 건축가 출신의 김영종 종로구청장 예비후보가 바로 그다. 지역주민의 참여와 관심으로 뭉친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그는 따뜻한 구청장을 거듭 강조했다. 도시 전문가인 그가 생각하고 있는 종로의 미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오랜 시간 종로구청장 출마를 위해 준비했다. 이번 선거전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0년이었다. 주변에서는 시의원직을 제안했지만 개인적으로 구청장 자리에 마음이 더 쓰였다. 구청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2002년과 2006년, 2010년 올해 선거까지 10년 넘게 종로구 지역에서 활동하며 구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동고동락했다. 그 과정에서 종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고, 그 동안 구상한 내용들을 현실에서 펼칠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선 경쟁, 그건 시류일 뿐

- 예선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

선거라는 게 외적인 요인보다 꾸준한 준비가 더 중요하다. 우선 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안에서의 갈등을 통합, 해소해야 한다. 예선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시류일 뿐이다.

- 미래도시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도시적인 측면에서 종로를 어떻게 평가하나.

종로는 가능성이 풍부한 곳이다. 달리 말하면 할 일이 정말 많은 곳이라 하겠다. 도시는 우선 공기가 맑아야 한다. 시티클린운동 즉, 도시를 깨끗하게 하는 운동을 시민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물청소를 자주 하고, 가정에서는 오래된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특히, 매연을 내뿜는 버스는 시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주거환경 역시 중요하다.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오래된 건물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종로다. 개인적으로는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심에 사는 사람 중에서는 집세가 높아서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낙후된 주거환경 때문에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낙후된 주거환경 문제와 더불어 교육환경도 매우 중요한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교육환경도 좋은 편은 아니다. ‘종로학원’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데, 정작 종로에는 ‘종로학원’이 없다.(웃음) 특히, 창신동과 숭인동 지역은 학교가 없다. 구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고, 주민들도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은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주민이 참여, 형성한 문화가 바로 ‘진국문화’

- 종로는 문화특구이자 관광특구다. 어떤 계획을 구상 중인가.

종로는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많은 곳이다. 나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요즘의 문화행사는 너무 보여주기에 급급한 것 같다. 문화라는 게 사람들이 참여해야 형성되는 게 아닌가. 도시문화라면 그 지역의 주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의 대부분의 문화행사들은 어떤가. 주민의 참여가 저조하다. 주민이 참여, 형성해가는 문화야말로 진국문화다. 관광객들도 그런 문화에 감동하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물놀이는 시골의 전통만이 아니라 서울의 전통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 충분히 활성화 할 수 있는 소재다. 한글은 또 어떤가. 한글은 종로에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한글을 디자인에 접목해 발전시킬 수도 있다. 전통은 주민들의 꾸준한 관심 없이는 이어가기 힘든 것이다.

- 한옥 밀집 지역인 북촌 대로변의 개발을 허용한 도시계획법이 발효됐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북촌은 개발하되 전체가 아닌 부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존이 필요한 지역은 보존하고, 남은 지역에 대해서는 한옥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다. 북촌은 일종의 롤 모델이다. 북촌 한옥을 중심으로 한옥에 대한 관심이 일었다. 그냥 한옥으로 두기 보다는 개발과 보존을 적절히 진행하는 것이 옳다.

- 종로는 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이 있나.

많은 사람들이 근대 건축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은행이나 방통대 건물 등 근대 건축물 역시 종로의 문화 인프라다. 사실 종로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돈은 거의 쓰지 않고 있다. 투숙할 호텔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다다미 여관’처럼 한옥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여관 같은 분위기의 숙소로 만들어 제공하면 어떨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복궁 인근의 미 대사관저 부지는 한옥호텔을 만드는데 사용해야 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유스호스텔 조성도 고려해 볼 만하다.

따뜻한 구청장 되고 싶어

- 자신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도시개발 전문가이자 행정 전문가다. 도시개발과 환경, 디자인 분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종로를 만들 것이다. ‘예술위원회’를 만들어 도시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 멋진 건물이 하나에서 두 개, 세 개로 늘어나면 아름다운 도시환경 조성은 시간문제다. 지금 강남의 로데오 거리도 처음에는 그 주변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다. 그 당시 땅값이 저렴해 패션업계 종사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쇼룸을 짓기 시작했다. 지금의 로데오 거리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명품도시를 만드는 일도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 복지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뜻한 구청장이 되고 싶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행정에 반영시키고, 주민들과 마음을 나누는 구청장이 필요하다. 2018년 우리는 초고령 사회를 맞는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오직 하나,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대의 복지 아닌가. 엄마들이 24시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육아공간이 필요하다. 권역별로 어린이도서관도 지어야 한다.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도서관은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공간보다는 놀이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스포츠 도서관 등 특성화된 도서관, 좋은 생각 아닌가!(웃음)

친환경도시 만들어야 할 때

- 어떤 구청장이 되고 싶은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괜찮은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 앞서 말했지만, 구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구청장이 되겠다. 나 자신이 종로를 변화시킨 어떤 변환점 역할을 해낸 구청장이면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녀를 유모차에 태운 할머니가 부담 없이 종로 어디든 다닐 수 있는, 그런 종로거리를 만들고 싶다.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매연도 없는 그런 곳 말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야무지게 일하는 구청장이 돼서 지독하게 감독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종로구를 만들고자 한다.

- 예산을 절감한다면 어느 곳에 쓸 생각인가.

이제는 친환경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다. 건축계의 트렌드 역시 제로 에너지 주택 아닌가. 자체적인 소비와 생산이 가능한 미래 주택의 모습이기도 하다. 태양열이나 태양광 외에도 중수도(한 번 사용한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재사용하는 시설)를 통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야 한다. 친환경 도시 환경을 구축하는데 예산을 투자할 것이다.

옥상녹화사업도 운영해 도시농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로써 지역 농산물의 소비량은 10~20%는 자족할 수 있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친환경 채소를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지방으로부터 배송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 이은영 편집국장/ 정리 정지선 기자 press@sctoday.co.kr

김영종

전남 곡성 출신(만 56세)
한양대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한양대 공공정책(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현)
김영종건축사무소 대표(현)
2006년 지방선거 종로구청장 후보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서울시 종로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의원
4.9총선 손학규 후보 상임선거대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