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 연극 <대학살의 신>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 연극 <대학살의 신>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4.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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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미나 레자 작 블랙코미디 <대학살의 신> 프레스 콜

놀이터에서 두 소년이 벌인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고, 급기야는 두 부부의 싸움으로까지 커진다. 유치한 설전과 몸싸움까지 불사하는 그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린 폭소 코미디극 <대학살의 신>의 프레스 콜이 지난 6일 열렸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 콜은 하이라이트 시연회 및 배우와 연출가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꾸며졌다. 이날 프레스 현장에는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를 비롯해 한태숙 연출과 출연배우 박지일, 서주희, 김세동, 오지혜가 자리했다.

한태숙 연출은 “공연을 올릴 때마다 수면제를 먹으면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올리면서는 잠도 푹자고, 즐기면서 작업했다”며 “두 부부의 싸움은 결국 소통의 부재가 초래한 위기이다. 처음은 부부간 소통 부재에 대해 그리고 있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중산층의 지식인, 나아가서는 현대인들의 소통 부재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알렝 역의 배우 박지일은 “그동안 인간 심연의 자리한 감정을 끌어내 표현하는 어두운 작품을 주로 작업했다”며 “이번 작품은 연습 내내 행복했고, 덩달아 일상이 즐거워졌다. 내 인생의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베로니카 역을 맡은 배우 오지혜는 “연극은 현대사회에서 하기에는 미련한 작업인 것 같다. 극소수를 위한 작업일 뿐 아니라 기록이 남는다지만 그 역시 과거일 뿐이다. 이런 허무한 작업을 왜 평생하는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며 “연극이 즐거움 외에도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지난 10년간 뮤지컬에 온 열정을 쏟았다면 앞으로 10년은 연극에 그 열정을 쏟을 것”이라며, 연극 열풍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연극 <아트>로 국내에 알려진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블랙 코미디, <대학살의 신>은 지난해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연출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인과 사회의 원천적 문제인 소통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꼬집는 연극 <대학살의 신>은 오는 5월 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서울문화투데이 정지선 기자 press@sctoday.co.kr

<프레스 콜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