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때는 섬이 되고 썰물 때는 육지가 되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상족암 시루섬이 주말 관광객과 강태공들에게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고성군 하이면 덕명마을에서 지방도 1010호선을 타고 봉화골을 지나 군부대 해안레이더 기지방면으로 10여 분 달리면 점점이 뿌려진 다도해의 절경과 함께 떡시루 모양을 닮았다해 이 지역 주민들이 ‘시루섬’이라 부르는 작은 섬을 만날 수 있다.이곳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드넓게 펼쳐진 쪽빛바다와 더불어 섬의 기이한 형태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켜켜이 책을 쌓아 놓은 듯한 암벽과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 널찍한 바위와 주변은 살아있는 체험현장이 된다. 물이 나간 뒤 섬 주변 곳곳에는 홍합, 조개, 김 등 조개류와 해조류가 널려 있어 아이들은 맨손으로 직접 캐는 즐거움을, 어른들은 바다 가까이에서 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최적의 장소다.
특히, 이곳은 1억 년 전 공룡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적 효과도 크다. 시루섬 해안에는 중ㆍ대형 용각류의 보행렬이 선명하고, 남쪽 노두에서는 수각류 발자국을 볼 수 있다.
또, 섬 북동쪽에는 새 발자국도 발견돼 이곳이 백악기 시대 공룡과 새가 함께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현재는 이곳이 해안가지만 공룡이 서식하던 당시에는 호숫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시루섬에서는 상족 5경중 제1경으로 손꼽히는 유방일출(乳房日出)과 다도해의 절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 섬 앞쪽이 여성 가슴을 닮았다해 유방섬이라 불리는 섬 사이로 붉게 타오르는 해를 보노라면 세상 근심 걱정이 함께 타올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깍아놓은 듯한 섬과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자연경관, 그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시루섬에는 지금도 아낙들과 낚싯대를 메고 간간이 오가는 사람들로 여유롭기 그지없다.
한편,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고성 상족암은 빼어난 절경과 살아 숨쉬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고성의 대표적 관광지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박희경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