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수성동’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인왕산 ‘수성동’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4.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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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속 풍경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첫 사례

(서울문화투데이 정지선 기자) 그림 속 풍경이 문화재로 지정된 사례가 있다? 없다??

겸재 정선이 그린 <수성동> 1751년경 (간송미술관 소장)

인왕산 자락의 잊혀진 계곡 수성동(水聲洞)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수성동은 삶의 반세기를 그곳에서 살며 인왕산 곳곳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았던 겸재 정선(1676~1759)과 인왕산 아랫동네에 살면서 19세기의 중인(中人)들과 교류하며 위항문학(委巷文學)을 꽃피운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화가이자 문장가들이 입을 모아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곳이다.

서울시(시장 오세훈)는 인왕산 수성동을 문화재로 지정한 배경에 대해 조선후기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와 <한경지략> 등에 명승지로 소개된 점과 이 일대가 조선후기 중인층을 중심으로 한 위항문학의 주무대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매우 가치 있다고 판단,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성동 계곡 아래 돌다리(기린교)는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 보존된 다리라는 점과 통돌로 만든 가장 긴 다리라는 점에서 교량사적으로 의미를 두고 계곡과 함께 문화재로 지정, 보존키로 했다.

암석이 수려한 수성동 계곡

특히, 수성동 계곡의 문화재 지정은 회화 속에 등장하는 풍경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편, 수성동은 누상동과 옥인동의 경계에 위치한 인왕산 아래 첫 계곡으로, 조선시대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라 수성동으로 불렸다. 수성동의 ‘동(洞)’은 현재의 행정구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 계곡을 의미한다.

서울시 문화재과는 “수성동 문화재 지정과 함께 그간 인왕산 조망과 경관을 저해했던 인근의 옥인아파트를 철거, 2011년까지 계곡 주변의 지형과 경관을 옛 모습 그대로 회복할 예정”이라며, “수성동 계곡을 배경으로 한 그림과 시를 함께 전시해 시민들이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수성동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