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작가,한국 문학 어머니 잃은 지 2년
토지 작가,한국 문학 어머니 잃은 지 2년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5.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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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기념관 개관',故 박경리 선생 2주년 추모제 고향 통영서 열려

 사마천 / 박경리

 그대는 사랑의 기억도 없을 것이다/긴 낮 긴 밤을
 멀미같이 시간을 앓았을 것이다/천형때문에 홀로 앉아
 글을 썻던 사람
 육체를 거세 당하고/인생을 거세 당하고
 엉덩이 하나 놓을 자리 의지하며
 그대는 진실을 기록하려 했는가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 '토지' 작가 박경리 선생은 임진왜란 한산대첩의 대승한 한산도 바다가 보이는 따스한 볕이 드는 곳에 '통영의 흙'으로 지난 2008년 5월 5일 영면했다.

▲ 박경리 기념관 개관을 맞추어 전국에서 500여 명의 추모객이 참석해  박경리 타계 2주년을 추모했다.
 지난 5일 추모2주기에 맞춰 '박경리 기념관'이 문을 열고 기념관과 인접한 묘소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김상영 통영시청 문화예술과장의 사회로 열린 이번 추모제는 고인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사위 김지하 시인, 토지문화재단 이사인 최일남 한국작가협회 이사장, 황상만 전 연세대 부총장, 김병익 소설가,이동하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이군현 국회의원과 부인 김영희 여사,심문섭 조각가등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리며 기념관 개관을 지켜봤다.

▲ 박경리 선생의 유가족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과 사위인 김지하 시인이 박경리 기념관 개관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군현 국회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추모사 대독을 통해 "대한민국 문학의 어머니 박경리 기념관 개관을 축하드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운을 뗀 후 "여기에 문학의 세계를 존경하는 모든 분들이 모였다. 박경리 선생님은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을 존중하셨고 한 민족의 삶을 대서사시로 완성을 하신분이다. 기념관이 시 소설 문학 등 선생님의 사상과 철학을 기리고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주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에게 이군현 국회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글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높은 문덕과 생명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기리며 깊이 추모합니다. 함께 식사하며 담소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갑작스런 건강 악화와 입원으로 뵙지 못했습니다. 다시 만나지 못해 두고 두고 안타깝습니다"라고 메세지를 대독했다.
▲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자 박경리 선생의 따님

 한국소설가협회 이동하 회장은 "박경리 소설 토지 연재가 시작된 것은 1969년 9월, 마지막 5부의 문화일보 연재를 끝으로, 대하소설 토지 전 16권이 서울출판사에서 완간된 때가 1994년 9월이다. 준비기간을 빼고도 집필에만 25년 만에 대미를 내린 작품이다. 43세에 시작하여 65세 고희를 바라보던 인생 전부를 바쳐 얻은 토지이다. 그 작가에게 바쳐진 찬사와 헌사는 당연한 이치이다. 토지 완간은 문학사적인 일대 사건이다"라며 '문학의 어머니'를 존경하며 기렸다.

▲ 한국소설가협회 이동하 회장이 추모사를 통해 "토지는 25년간에 걸친 인내의 산실이자 대서사이며 문학작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지난 2년간 기념관 건립 등과 관련해 많은 고심에 빠지기도 했었다.올곧게 사신 어머니의 삶과 문학정신에 대해서 그리고 평소 겸손하고 검소하셨던 점을 감안해 어머니께 누가 되지 않도록 행사를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어머님의 영면에 앞서 산양읍 양지바른 곳을 장지로 선택하게 된 동기는 생전의 박경리 선생과 진의장 통영시장간에 따뜻한 오누이의 정을 나눈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 타계 2주년을 맞이하는 과정에 진의장 통영시장님의 개인 신병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고 전했다.

 '박경리 기념관'은 4465㎡의 부지에 지상 1층·지하 1층 연면적 1377㎡ 규모로 건립됐다. '토지' 친필원고, 여권, 편지 등의 유품이 전시됐다. 또한 선생이 생전에 보여준 생명존중 사상을 기리며 채소밭과 정원, 연못이 꾸며졌다.

▲ 박경리 선생의 타계 2주기 추모제가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더불어 오후 4시에는 박경리 기념관 세미나실에서 '가벼운 문학 무거운 문학' 을 주제로 한 유익서 소설가의 특강이 진행됐다.

아래는 박경리 기념관 개관식과 추모제 스케치 사진-

▲ 개관 기념 테잎 커팅
▲ 기념식수를 하는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 한복), 이군현 국회의원(우측 세번 째), 김지하 시인(우측 두번 째)
▲ 박경리 기념관이 지난 5월 5일 박경리 선생 타계 2주기에 맞춰 개관했다. 토지 친필원고,편지와 작품과 관련된 논문 등이 갖춰졌다.
▲ 최일남 한국작가협회 이사장(토지문화재단 이사)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이군현 국회의원(가운데)이 헌화를 하고 있다.
▲ 이군현 국회의원 부인 김영희 여사의 헌화
▲ 박경리 공원에 선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은 항아리에서 열어본 편지
▲ 박경리 선생의 생명 존중 사상을 기리는 새집(지난 2009년 5월 5일 제작)의 탈색이 일년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 타계 2주년을 맞아 전국여성백일장이 박경리 공원서 열렸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