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춘이 다한 뒤에도 써야 할 시가 있다”
“나의 청춘이 다한 뒤에도 써야 할 시가 있다”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5.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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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제5회 윤동주상 시상식서 문학대상 도종환 수상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치열하되 거칠지 않은 시, 진지하되 너무 엄숙하지 않은 시, 아름답되 허약하지 않은 시, 진정성이 살아 있으되 너무 거창하거나 훌륭한 말을 늘어놓지 않은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제5회 윤동주상 문학대상 수상자인 도종환 시인이 밝힌 수상소감 중 일부다.

시상식을 마친 수상자들과 심사위원을 비롯해 많은 문인들과 지인들이 다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지난 7일 제5회 윤동주상 시상식이 종로문화회관(종로구 창신동 소재)에서 열렸다. 문학상 대상은 도종환, 젊은 작가상은 신동옥, 해외동포문학상은 김용미, 민족상은 이광규가 수상했으며, 계간 <서시> 신인상은 시 부문에 안미영(해외)과 김규진, 평론 부문에 임은희가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충용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이병호 종로구청 문화공보과장, 윤종복 종로구문화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대열 한국정치평론가협회장, 이정구 국립과천과학관 박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문인들로는 신경림 선생과 김우종 교수, 유안진 시인, 임헌영 문학평론가, 유성호 문학평론가, 공광규 시인, 김현정 한국산문작가협회장 등이 자리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식전행사로 홍순철은 <울고넘는 박달재> 등 귀에 익은 가요를 섹스폰으로 연주했다.

이영식 시인이 헌장낭독을 하고 있다.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들은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라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본 행사인 시상식은 홍순철의 섹스폰 연주로 시작됐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이영식 시인의 헌장낭독, 국혜숙 재능시낭송협회장의 <서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박영우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대표는 인사말에서 자신은 윤동주 시인에 미쳤다면서 앞으로도 윤동주를 위해 살겠다며 그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박영우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인이 바로 윤동주”라며 “윤동주 생가에서 비가 새고 있었는데,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우리가 나섰고, 제2의 윤동주를 만들기 위해 학교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미국 50개주에 윤동주를 바로 세우겠다. 문인을 위해서가 아닌 민족의 상징을 위해서 말이다. 이 한 몸은 윤동주를 위해 살겠다”며 윤동주 시인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심사위원장인 신경림 시인은 종로구청에서 시상식이 진행되는 줄 알고 기거서 기다렸는데, 아무도 오지않아 시상식이 취소된 줄 알았다며 축사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과 유안진 시인의 축사에 이어 심사위원장인 신경림 시인의 축사가 계속됐다. 신경림 시인은 “자칫하다간 시상식에 참석 못할 뻔 했다. 종로구청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취소돼 도종환 시인이 수상 못하는 줄 알았다”는 말로 입을 열어 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도종환 시인이야말로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오늘날 가장 잘 살려낸 시인”이라고 평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심사평에서 “도종환 시인과 신동옥 시인을 선정하긴 어렵지 않았다. 만장일치로 결정됐으며, 너무 쉽게 결정해 심사위원료를 받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들 역시 몇 년 뒤에는 꼭 대상을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우 대표가 문학대상 수상자인 도종환 시인에게 시상하고 있다.

모든 축사와 심사평을 마친 후에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도종환 시인은 수상작인 <지진>을 낭독했으며, 멋진 수상소감으로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도종환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이십대 문학청년시절부터 이 나이가 되도록 시를 썼으나 <별 헤는 밤> 같은 시 쓰지 못했다. 나한테 주어진 길 회피하지 않고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했지만 길에서 만난 시들 중에는 쉽게 쓰인 시가 많았다. 시 너무 쉽게 쓰려한 것 같다”며 “윤동주 시인의 말대로 ‘시인이란 슬픈 천명’임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그런 시를 쓰기 위해 긴장해야 한다고 제게 이 상을 주신 거라고, 아니 죽비를 주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경림 시인이 젊은 작가상 수상자인 신동옥 시인에게 시상하고 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가 계간 <서시> 신인상 수상자들에게 시상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좌로부터 김규진, 안미영, 임은희 수상자와 임헌영 문학평론가) 

작년 문학대상 수상자인 공광규 시인이 올해 수상자인 도종환 시인에게 윤동주 친필 영인본을 전달하고 있다.

이광규 시인과 신동옥 시인, 김용미 시인을 비롯해 안미영, 김규진, 임은희 신인상 수상자들 순으로 시상식이 진행됐으며, 김용미 시인은 해외 체류 중인 관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지난해 문학대상 수상자인 공광규 시인이 올해 수상자인 도종환 시인에게 윤동주 시인 친필 영인본 전달식이 있었으며, 기념촬영을 끝으로 시상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