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는 있는 그대로의 감성이 전해지는 시”
“좋은 시는 있는 그대로의 감성이 전해지는 시”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5.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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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윤동주문학상 계간 <서시> 신인상 수상자 안미영을 만나다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어려운 시는 싫다. 꼬아놓으면 어렵지 않나. 남녀노소를 떠나 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가 나는 좋더라.” 제5회 윤동주문학상 계간 <서시> 신인상 시 부문(해외) 수상자 안미영 선생에게 좋은 시에 대해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머나먼 미국 워싱턴 D.C에서 윤동주 시인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쓰는 그를 만났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자신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할 말이 별로 없다며 몇 번을 거절한 그였다. 결국 인터뷰는 시상식을 20여분 앞둔 시상식 현장에서 진행됐다.

안미영 시인
- 먼저 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을 통해 수상하게 돼 더욱 기쁘다. 해외문단이라 많은 배려를 해준 게 아닌가 싶다. 모든 분들에게 너무 고마울 뿐이다.

- 다양한 문학 장르 중에서도 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시에 대해 잘 모를 때부터 그냥 시가 좋았다. 메모하는 버릇이 있는데, 그것들이 모이다보니 이게 시인가 싶었다. 잘 쓰진 못하지만 내 눈에 비친 것들을 사실 그대로 그리려고 노력한다.

- 영감은 보통 어디서 얻나. 특히, 수상작인 <사슴이야기>는 어떻게 쓰게 됐는지 궁금하다.

영감은 실생활에서 얻는 편이다. <사슴이야기>도 운전하고 지나가다가 죽은 엄마 사슴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기 사슴을 보면서 쓰게 됐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돌아가신 우리 엄마를 생각했다. 미국에 있어서 엄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는데, 아기 사슴을 보면서 그 때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그랬듯이 아기 사슴도 혼자가 됐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 앞서 윤동주 시인을 특별히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시인들보다 윤동주 시인을 더 많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윤동주 시인은 학창시절부터 좋아했다. 누구나 윤동주 시 한 편은 외우고 다니지 않았나?(웃음) 박영우 대표를 통해 윤동주 시인의 민족정신을 알게 됐고, 외국에서 살다보니 모국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더불어 민족성이 짙은 그의 시를 좋아하게 됐다.

국립과천과학관에 윤동주 <별 헤는 밤> 시비는 안미영 시인의 노력으로 걸리게 됐다.  

- 국립과천과학관에 <별 헤는 밤> 시비를 건 주인공이기도 하다.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되는데, 어떻게 진행된 것인가.

박 대표와 이야기 나누다가 시작하게 됐다. 윤동주 시인이 민족시인 아닌가. 국립 기관 위주로 검색하다가 과천과학관을 찾아내 그 쪽으로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담당자가 어리둥절해했다. 10여 차례 연락을 취하면서 그들을 설득했고, 천체와 시 <별 헤는 밤>의 조화를 찾아냈다. 과학관의 이정구 박사가 많이 도와줬다. 과학과 시의 만남은 극과 극의 만남 아닌가. 잘 안되면 어쩌나 마음 졸였는데, 결과가 좋아서 너무 기뻤다.

- 윤동주 시인의 시 중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시와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는 <서시>다. 왠지 그 시를 읽고 있으면 여심(女心)을 닮아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가.(웃음)

제5회 윤동주문학상 계간 <서시> 신인상 시 부문을 수상한 안미영 시인이 수상 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지겠다. 좋은 시는 어떤 시라고 생각하나.

난 어려운 시는 어려워서 싫다. 내가 잘 모르니까. 시 중에는 철학처럼 어려운 시도 있는데, 그러면 대중들이 공감하기 어렵지 않나. 그냥 있는 그대로의 감성이 전달되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서 공감 가는 그런 시가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