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이 파는 잡지 <빅이슈> 서울 상륙
노숙인이 파는 잡지 <빅이슈> 서울 상륙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5.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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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예비 사회적 기업 ‘거리의 천사들’ 7월 창간호 발행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지난 4월 서울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된 단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거리의 천사들’로 범상치가 않았다.

현재 외국 빅이슈의 표지모델로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가 흔한데, 모델료는 모두 무료이다. 해리포터의 작가 K. 롤링은 자신의 글을 무료로 기부하는 등 사회 유명인사들의 재능기부로 주목받고 있다.

거리의 천사들은 ‘빅이슈코리아’라는 잡지사로, 오는 7월 5일 창간호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빅이슈코리아는 소셜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대중문화잡지로, 노숙인이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주거와 생활을 유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설마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 세계 38개국에서 108종의 스트리트 페이퍼(노숙인이 판매하는 신문·잡지)로 발행되고 있는 매거진이 한국에 상륙한 것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가.

서울시는 지난 2008년부터 노숙인을 포함한 저소득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어설 수 있는 정신적 기반을 마련코자 ‘희망의 인문학’과정을 실시해왔다. <빅이슈> 한국판 도입은 ‘희망의 인문학’을 진행하던 실무자들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창간 모임이 준비, 어려움을 겪다가 거리의 천사들을 중심으로 운영주체가 꾸려졌다. 현재 영국본부와 MOU를 체결했으며, INSP(세계 홈리스자립지원 신문잡지협회)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외국의 한 현장에서 활동 중인 벤더 
한편, 빅이슈(Big Issue, 스트리트 페이퍼)는 1991년 노숙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국에서 창간된 주간 대중문화잡지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지닌 잡지에 대한 판권을 노숙인들에게만 부여, 이들이 잡지를 팔아 자활할 수 있도록 돕고, 노동의 가치를 직접 현장에서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8개국(잉글랜드, 호주, 일본, 아일랜드, 남아공, 나미비아, 케냐, 말라위)에서 독립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현재 38개국에 빅이슈를 포함한 108종의 거리 잡지가 INSP를 통해 기사와 정보를 교환해 공조하고 있다.

서울시는 <빅이슈> 발행에 대해 “우리나라에서의 빅이슈 발행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성패와 관계없이 우리나라 노숙인 자활 사업 모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