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그날의 뜨거운 함성은 잊었는가!
5.18,그날의 뜨거운 함성은 잊었는가!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5.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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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서 열린 5.18,30주년기념 행사 조용하게 진행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서울광장은 어수선했다. 6.2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등장에 카메라 플래시는 연신 터져나왔다. 1980년 5월 18일 그날의 뜨거운 함성과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5.18 30주년 기념식은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조용하게 진행됐다. 올해는 5.18이 30돌을 맞은 해임에도 불구하고 축소돼 진행된 것은 행사 준비과정에서 빚어진 혼선 때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주 기념식 행사에 불참했으며, 광주 행사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허됐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광장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시민참여 광주30주년 행사를 불허했고, 서울기념사업회와는 서울광장 추모단 운영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6.2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5.18 30주년 서울기념식에는 6.2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참석해 열띤 취재 경쟁으로 행사 시작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 김상곤 경기교육감 후보 등이 참석했다.

라진구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추모 분향을 하고 있다.

유공자들과 유가족, 서울청소년대회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추모 헌화 및 분향, 한상석 서울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의 경과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한상석 위원장은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시점부터 2006년 1월 30일 5.18묘지가 국립묘지로 명칭을 변경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라진구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이병구 서울지방보훈청장과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의 기념사로 이어졌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5.18 민중항쟁은 피의 진압으로 좌절됐으나 광주의 비극으로 결국에는 많은 이들의 양심을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항상 깨어있는 시민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6회를 맞아 서울뿐 아니라 경기 지역으로 확대 실시한 서울청소년대회는 글과 그림, 사진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각 부문 대상 수상자인 글 부문 김철상 군(이대부고1)과 그림 부문 김유리 양(누원고2), 사진 부문 김다운 양(이화여고2)이 대표로 각각 수상했다.

이화 국악 퓨전 앙상블의 추모 공연 모습

추모공연으로는 2007년 정민경 양의 대상 수상작 <그날>을 낭송했으며, 이화 국악 퓨전 앙상블의 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만세삼창을 끝으로 마쳤다.

본 행사 이후 시민들의 추모 분향과 헌화가 이어졌으며, 5.18 대동주먹밥 나눔마당을 열어 시민들과 주먹밥을 나눠먹기도 했다.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시청광장에서 5.18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상영됐다.

30주년 기념 전시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다.

한편, 서울광장에서는 지난 5월 15일부터 제30주년 기념 전시회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진행, 5.18 민중항쟁 당시 사진과 깃발, 서울청소년대회 수상작품들이 전시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금순 할머니는 “더 많은 시민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이 참석했으면 더 좋지 않았겠냐”며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근현대 역사에 관심을 갖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