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도 빼야 할 거품은 많다
문화예술도 빼야 할 거품은 많다
  • 최 환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극장장
  • 승인 2009.02.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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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살 길

2008년 1년 동안 제작 된 한국영화는 40여 편 남짓 된다고 한다. 2006년의 120여 편에 비해 반타작도 못하는 것이다. 한국영화의 침체기를 맞고 있는 현실은  몇 년 전, 한국영화 중흥기 때 이미 예고 됐었다.

곳곳에 내재되었던 거품만이라도 일찍 제거했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암울한 시대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이제 미 금융대란으로 시작된 제2의 경기침체까지 겹쳐 언제 회복 될지도 모를 어두운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 최 환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 극장장
그 어두운 터널이 이제 뮤지컬공연시장의 앞에도 입을 딱 벌리고 서있는 느낌이다. 세계적인 뮤지컬들을 수입해 오던 한국 뮤지컬 공연시장도 이제 영화업계처럼 부풀대로 부풀어있는 거품에 잠식당하고 있다.

영화의 거품이 제작비, 홍보비, 출연료 등에 만연 된 부풀리기였고, 뮤지컬 공연업계에도, 제작비, 홍보비, 로열티, 출연료(여기서의 출연료는 연예계스타들의 뮤지컬출연료를 말함)등에 낀 거품이 이제 뮤지컬 시장에도 BEP를 못 넘기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영화제작사가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지는 현실에 개탄 하듯이, 뮤지컬 제작사 또한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점점 옥죄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2008년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에서 끝난 우리뮤지컬 2탄 “돌아온 고교얄개”를 분석해 보자.
신문, 잡지, 방송을 넘나들며 많은 홍보를 했지만, 객석 수 400여석에 유료 관객은 평균 100석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관객들의 공연 평도 매우 좋았다. ‘재밌다’, ‘추억이 생각난다’ 등.. 그러나 관객의 호평과는 별도로 유료객석 점유율은 30%를 넘지 못했다. 그것은 곧 매일 들어가는 제작비를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게 되었다.

배우, 스텝들의 개런티는 관객 수와 상관없이 계속 지급돼야 하기에, 2주를 남기고는 공연을 올릴 때마다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고, 결국에는 일주일 일찍 종연하기에 이른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최근 2000년대 들어 몇몇 해외 유명뮤지컬의 오리지널 및 라이센스 공연의 국내 흥행성공으로 뮤지컬 시장의 저변은 확대 되었으나, 제작비 및 홍보비, 개런티 등의 상승으로 이어짐으로써 제작 전반에 대한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관객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그 눈높이를 맞추려면, 높은 퀄리티의 공연을 제작하기 위한 제작비 상승으로, 제작단가의 손익분기를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지난해 말부터 자중의 목소리가 공연업계 내부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해외 로열티나 라이센스 비용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접근 및 업계 내 자정노력, 더 신중한 접근 및 업계 내 자정노력을 하고, 과다하게 나가는 외화 낭비나 제작비 낭비를 줄이자는 의견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제 영화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공연문화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거품을 뺀 효과적인 제작예산만이 우리 공연업계가 나아갈 길이며, 살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