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영원한 피터팬, 최진용 관장
문화예술계 영원한 피터팬, 최진용 관장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6.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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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문화예술회관은 노원구민의 자부심”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문화저변의 확대를 위한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볼만한 공연들과 대형 공연장이 대부분 서울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현실 앞에 더욱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구마다 하나씩 존재하는 문화회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소외받는 문화계층이 다수 존재한다. 이 가운데 서울시 노원구의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양질의 공연을 제공, 노원구민의 자랑거리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1일 개관 6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최진용 관장을 관장실에 만났다.

독서광인 최진용 관장이 업무를 보는 관장실의 벽면은 책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 개관 6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지역구 문화회관 중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편으로, 관객 점유율도 높다. 특히, 젊은 관객층들이 좋아할만한 공연을 유치해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부담없이 가족과 즐길 수 있는 공연이어야

- 타 지역 문화회관에 비해 인기 공연 뿐 아니라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공연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구민들을 대상으로 만나고 싶은 예술인이나 공연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공연을 선정할 때 이를 활용한다. 또한 공연을 선정할 때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다. 하나는 공연의 수준이요, 다른 하나는 주민들이 얼마나 즐거워할만한 공연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지나치게 예술지향적인 공연은 구민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어야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무엇인가.

노원구의 불암산을 배경으로 사명대사가 일본군을 물리쳤단 설화를 소재화한 연극 <콧구멍이 벌렁벌렁>과 창작발레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두 작품 모두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발레 <사운드 오브 뮤직>의 경우는 상주단체인 이원국발레단이 창작발레로 제작해 하반기 상설공연으로 진행하고 있다. 좌석점유율이 95%, 유료관객율이 85%를 기록할 정도로 구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공연이다. 지역문화회관의 공연인 만큼 그 지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를 제작해야하지만 그게 쉽진 않다. 알다시피 공연제작의 리스크(위험부담)가 크기 때문이다.

문화발전의 밑거름 돼야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전경

- 구민들에게 노원문화예술회관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싶은가.

지역문회회관은 구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장을 보려고 나왔다가도 시장바구니 들고 편히 들를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노원구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공간으로서, 좋은 공연을 저렴한 가격의 관람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그것이야말로 문화발전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 개관 6주년을 계기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준비 중인 공연이나 사업이 있으면 알려 달라.

하반기에는 대극장을 중심으로 음향과 조명을 비롯해 무대, 객석에 이르기까지 보수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소극장 위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공연장 근처에 소극장과 대형연습실, 레스토랑 및 편의시설, 300평 규모의 전시장을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극장은 국악과 무용, 연극 등 예술성을 지향하는 의미 있는 공연을 해나감으로서 예술가들에게 힘이 되는, 창조의 터전으로 만들어주고 싶다. 한편, 올해부턴 일본, 중국 등과 본격적인 문화교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미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오는 7월에는 일본 현대무용의 유망주로 꼽히는 우메다 나나코의 초청공연과 사카모토 뮤직스쿨 초청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며, 상해 교향악단과는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협의 중이다.

이윤 추구보다 수준있는 문화서비스에 대한 고민 필요

- 요즘은 각 구마다 지역문화회관 한 곳 정도는 운영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지역 공연장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는 공간은 다섯 손가락에 꼽기 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지역 공연장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최 관장의 너그러운 웃음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사실 서울을 두고 문화의 중심이라고들 하지만 4대문 안을 중심으로 한 지역과 강남(서초) 지역을 제외하곤 모두 문화의 불모지라 할 수 있다. 지역 공연장은 어떤가. 서울 25개구 중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회관은 노원구와 마포구, 구로구 정도 뿐이다. 이는 극장 예산의 부족과 극장장의 권한 약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지역문화회관이 각 구의 시설관리공단 소속인데, 이 경우 공연장으로서의 기능보단 시설 운영의 개념을 앞세운다. 때문에 극장장일지라도 자율권이 없어 전문성을 발휘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윤을 추구하기 보단 구민들에게 얼마나 수준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