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한지 북유럽으로 날다.
천 년 한지 북유럽으로 날다.
  • 강승환 대기자
  • 승인 2008.11.0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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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나라’ 스웨덴에서 이달 28부터 13일간 선 보여
이달 28일부터 13일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 내 동아시아박물관에서 ‘한지 페스티벌’이 열린다. 스톡홀롬에 있는 동아시아박물관 전시장에서는 한지등과 한지벽지, 한지가구가 전시 예정이며 야외전시장에서는 닥종이인형과 한지천으로 만든 양말, 넥타이, 지갑 등 전시뿐만아니라 판매도 한다. 이번 전시는 전주시와 한지페스티벌조직위원회(위원장: 전 국회의원 이광철)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천 년을 견딘다는 한지, 그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한지를 만드는 제지술은 중국에서 전래되었지만 그 시가 언제인지 또한 누구에게서 전래되었는지는 기록이 없다.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한지는 다양한 방면에서 쓰이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화지에서 벽지, 문창호지, 장판, 각종 공예품 등 그 종류도 많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전통한지는 현재 겨우 명맥만 이어져나갈 뿐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지형에서 자란 닥나무를 자르고, 삶고, 말리고, 두드리는 과정을 몇 번 하고 나면 질 좋은 종이로 태어나는 것이 우리의 전통한지다.

현재 전통한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값싼 중국지에 밀려 전통한지인지 중국지인지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조차 하기 힘들다. 그 많은 한지를 제작하는 곳도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져 가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서울 인사동 기념품가게에 진열된 한지로 된 부채나 노트는 이미 중국지에게 점령당했고 고유의 우리 한지를 찾는 것은 전주 혹은 원주시의 생산지에서나 겨우 찾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사는 집에는 창호지 대신 유리로 변해 있고 바닥재인 장판지는 비닐 같은 대체지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이번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에서 열리는 ‘한지페스티벌’은 우리의 전통을 알리는데 뜻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북유럽의 중심지인 스웨덴은 한국을 잘 모른다고 한다. 주재원이 8백명 정도이고, 그 적은 인원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인식하는 있는 것이 스웨덴이라고 한다.

 한국은 동쪽 끝 분단된 작은 나라, 해외토픽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나라로만 알고 있는 것이 스웨덴 사람들이란다. 한국의 수도가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그 나라 대통령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한국의 문화에 대하여 알고 있는 지식 또한 부족할 것이다. 몇 년 전 스톡홀롬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상을 탔는데 그때 잠시나마 한국영화를 알았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디자인의 나라다’라고 할 만큼 디자인이 잘 발달된 나라이다. 볼보와 싸브처럼 자동차 산업도 발달되어 있지만 스웨덴은 가구와 리빙제품의 천국이다. 세계최고의 가구유통회사인 ‘IKEA'가 스웨덴 회사라는 것을 보더라도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제품이 있는 나라에 한지를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전통한지의 빛깔과 우리 고유의 정서적 소재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이 스웨덴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이는 상상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만든다. 종이를 만드는 재료가 비누와 샴프를 만들고 속옷과 양말을 만든다면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한지로 만든 전통등을 보면서 또한 한지로 만든 가구를 보면서 문화의 이질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국 문화를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한지 페스티벌’은 성공한 것이다.

내년 한국과 스웨덴이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번 ‘한지 페스티벌’을 선두로 해서 더 많은 한국문화가 스웨덴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희망한다. 스웨덴 뿐만아니라 핀랜드와 노르웨이, 덴마크까지 북유럽 전체가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에 빠지길 기대한다.




                                                                 강승환 대기자 atleo@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