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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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용/문화예술경연연구소장
  • 승인 2010.06.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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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유산 보존 문제도 함께 다뤘어야

우리 민족은 참으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삼국시대의 삼국유사, 삼국사기부터, 조선 시대 조선왕조실록까지. 기록을 남기는 걸 즐기고 좋아하는 민족이다. 그 수도 보통이 아니라서, 조선왕조실록의 경우, 25대 472년간의 기록을 남겼는데, 그것이 분실될까봐, 전국에 5대 서고를 만들어 따로 보관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서적들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풍파를 겪으면서도 많은 기록유산들을 보존할 수 있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했다는 것은 정말 자랑할만한 소식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기록 유산들이 올바르게 보존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는 서적에는 상관이 없겠으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거나, 식민지 시절 일본에서 약탈해 간 서적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현재 일본에 존재하는 한국 서적의 양이 적게는 2만권에서 많게는 5만권까지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서적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정부에서 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 아직까지는 어떤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정부가 지난 세월 경제 발전에 집중함으로써 그런 서적을 인지하고 있을만한 사람들의 수가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한국에 반환되지 않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어떤 것인지, 어떤 책들이 사라졌는지 감도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자랑스러운 ‘기록유산’이라는 타이틀 아래에 숨어있는 실상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서적들이 ‘기록유산’으로 자리잡은 것은 자랑스러워 할 일이지만, 보도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자랑스러움에 취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반환되지 않고 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외규장각도서에 대한 언급이 없이 그저 잘했다라고만 말하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기사에서 기록유산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신문 특유의 비판을 통해서 살펴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을 때, 엄밀히 말하자면, 기사는 자랑이 아닌 나머지 기록 유산에 대한 관리와 보존에 대한 의욕을 고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때문에 세계 주요 선진국과의 기록유산 수를 비교하기 이전에 신문의 정신을 살려 안타깝게 외국으로 유출된 한국 서적을 회수할 방안에 대해서 논의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 우리 잘했다. 이 김에 외국에 남아 있는 우리 기록 유산들도 어서 찾아와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이다.

칭찬받을만한 일이라면 칭찬하는 것이 마땅하다. 위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도 분명히 칭찬받을만한 일이다. 하지만 과제가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잘했으니까 됐어라는 시선은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기록 유산이 우리의 손으로 자랑스러워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기사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알려야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