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의 꿈의 무대, 뮤지컬 <코러스라인>
35년만의 꿈의 무대, 뮤지컬 <코러스라인>
  • 성열한 기자
  • 승인 2010.06.23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깐깐한 브로드웨이 스탭을 만족시킨 실력파 배우들 대거 투입

공연기획사 나인컬처는 국내 최초로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 뮤지컬 <코러스라인>을 한국어 공연으로 제작해 오는 27일 코엑스아티움에서 막을 올린다. 뮤지컬 <코러스라인>은 1975년 초연 후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을 기록했으며, 2006년에 새롭게 리바이벌 버전을 선보였다. 리바이벌 버전은 현재까지도 미국 전역을 돌며 인기리에 공연 중이다.

뮤지컬 <코러스라인>은 ‘브로드웨이의 전설’이라 일컬어질 만큼 탄탄한 스토리에 춤과 노래, 연기 실력을 고루 갖춘 실력파 배우만이 소화할 수 있는 난이도 높은 공연이다. 주어진 조건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뽑기 위한 오디션도 무척이나 치열하고 까다롭게 진행됐다.

특히, 오디션은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의 연출 및 안무가로 활약한 Baayork Lee가 직접 참여해 엄격하게 치러졌다. 이 과정을 통과한 실력파 배우들이 공연을 앞두고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브로드웨이 최고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잭(Zach) 역할에는 <명성황후>, <햄릿>, <두 번째 태양> 등 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 남경읍과 뮤지컬 <대장금>, <요덕스토리>, <미녀와 야수> 등에 출연한 임철형이 함께한다.

이번 한국 공연 연출을 맡은 Baayork Lee는 “코러스라인은 평범한 작품이 아니다. 춤, 노래, 연기 세가지 모두를 구석구석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엄격하게 선발했다”며 “치열한 워크샵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지금 배우들은 정말 훌륭하다. 놀랄 만큼 성장했다. 한국에서 최고의 쇼가 탄생될 것”이라며 배우들에 대한 극찬과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러스라인>은 지난 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회 더뮤지컬 어워즈’ 행사에 축하공연으로 초청돼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10분도 안 되는 짧은 공연이었지만 현장의 반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관객들은 물론 뮤지컬 배우와 공연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뮤지컬 <코러스라인>은 오는 8월 22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된다.

 

<코러스라인>의 주역으로 참여했다. 이 작품에 어떤 매력을 느꼈는가.
1990년대 중반 라이센스 없이 초연된 코러스라인에서 ‘잭’ 역을 제의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객석에 앉아 마이크로 이야기하는 역으로 표현돼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죠. 하지만 이번에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 초연되는 코러스라인에서는 ‘잭’이 춤을 춘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춤을 추는 배역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웃음) 마침 출연제의가 들어왔고,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됐어요. 연습의 60-70%는 춤연습에 쏟고 있죠.

안무 연습이 매우 강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공연 준비하면서 힘들진 않으신가요?
왜 힘들지 않겠어요.(웃음) 어릴 때는 춤을 많이 췄지만 그동안 춤을 안 춰서 그런지 춤을 추기 위한 몸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어요.  매일 아침 워밍업을 하드트레이닝으로 하는데, 연습 초반에는 따라가기 너무 힘들었어요. 춤을 잘 추는 배우들이 많았고, 5주 정도 먼저 연습을 시작한 친구들도 있었죠. 전 그만큼 뒤처진 거죠. 따라가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웃음)

연습실 분위기는 어때요?
우선 브로드웨이에서 온 64세 할머니(Baayork Lee)는 어디서 그런 강철 같은 체력이 나오는지, 아주 열정적이에요. 그걸 보면서 후배 배우들과 함께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러면서 연습 분위기도 좋아지고 연습에 더욱 집중하게 되요. 우리 후배들은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코러스라인>이라는 작품이 알면 알수록 정말 많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죠. 저도 가끔 눈시울이 붉어져 고개를 돌리지 못할 때도 있어요.

<코러스라인>은 배우 남경읍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1985년 미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하루 동안 낮에는 영화 <코러스라인>을 보고 저녁에는 뮤지컬 <코러스라인>을 봤어요. 우리와의 큰 격차를 실감하고, 뮤지컬 배우를 포기하려고 생각도 했죠. 외형적인 매카니즘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예상했지만요. 무엇보다 전 배우들의 실력차이에 충격을 받았죠.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고, 우리 뮤지컬도 많이 발전했죠. 이제는 <코러스라인>을 한국에서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서 기쁘고요. 기회가 주어져 제겐 더욱 의미가 큽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코러스라인>이란 작품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깊이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정말 좋은 작품을 건졌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베스트셀러라고 꼭 좋은 책이 아니고, 양서라고 꼭 많은 책이 팔리는 게 아니잖아요. 흥행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큽이다.(웃음)

 

 연출가 김진만 인터뷰

<코러스라인>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는데, 수정이 필요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떤가요.
작품상 우리 정서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했어요. 우리 문화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생소한 고유명사는 총연출가와 협의 하에 이야기를 추가하거나 관객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어요. 브로드웨이 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동의했고요. 2006년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 버전이 만들어질 때, 관객들의 세대교체로 인해 필요한 부분이 수정된 적이 있는데, 그 때 과정과 같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연 오픈에 앞서 비장의 카드 좀 공개해주시죠.(웃음)
<코러스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의상입니다. 금빛 모자와 자켓을 걸치고 금색 지팡이를 들고 펼치는 군무는 아주 유명하죠. 원작을 토대로 일일이 수작업을 거친 빛나는 의상을 입고 공연이 마무리되는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생생한 음악도 비장의 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코엑스아티움 최초로 15인조 오케스트라가 동원됩니다. 물론 오디션 현장이라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오케스트라는 무대  아래 숨어있습니다. <코러스라인>에는 화려한 무대 장치는 없지만요. 오디션 현장이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브로드웨이에서 직접 무대를 공수 해왔어요. 현재는 극장에 적합화하는 작업 마무리 단계를 진행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원작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는 데 있습니다.

브로드웨이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의견 차이로 인한 트러블은 없나요?
전혀 없어요. 우선 원작 자체가 브로드웨이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는 그들이 이 작품의 특징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우선 배우를 선택하는 과정부터 달랐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은 매우 힘들었지만 적합한 배우를 찾기 위한 브로드웨이 스텝들의 의지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죠.

연출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코러스라인>은 대본에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상황들이 많은 작품이에요.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1975년 당시 오디션을 보던 배우들의 실제 상황과 그들의 사연들이 농축돼 작품에 녹아있기 때문에 그들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이 작품을 연출할 수도, 연기할 수도 없어요. 브로드웨이 스텝들로부터 그 당시의 생생한 증언을 많이 들었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정리 성열한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