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랑가'를 부른다면?
로봇이 '사랑가'를 부른다면?
  • 편보경
  • 승인 2009.02.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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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관현악단, '에버쓰리' 국악공연 선보여

▲ 로봇에버쓰리와 세로피의 무대 시연 장면

국립극장(극장장:임연철)소속 국립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는 지난 18일 로봇과 국악이 만나는 시연회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가졌다.

이번 시연회 무대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나경환)에서 이호길 박사팀이 개발한 로봇가수 에버(EveR)와 심홍석 박사팀의 세로피(SEPOPI)가 출연했다.

로봇 에버쓰리(EveR-3)는 안드로이드 로봇(인간의 형체로 제작된 로봇)으로 지난 2006년 5월 발표된 에버원(EveR-1)과 같은해 10월가수로 데뷔한 '에버투 뮤즈(EveR-2 Muse)의 후속 로봇이다. 로봇의 이름 'EveR'은 성경에 근거한 최초의 여성 이브(Eve)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장 157cm, 몸무게 50킬로그램, 62개의 관절과 실리콘 복합소내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정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섬세한 감정표현과 언어 인식 및 구사, 인간의 자연스러운 동작 구현이 뛰어난 20대 여성 로봇이다. 

세로피는 다리대신 바퀴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서비스 로봇이다.

이날 에버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주목받았다. 황병기 예술감독의 가야금 연주에 맞추어 우아한 무용을 선보이는 가 하면 로봇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소리선생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의 명창 왕기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 유창한 판소리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세로피는 용서를 구하는 뜻의 '사과드린다'는 의미를 인지하고 과일 사과를 직접 건네는 장난을 치기도 했으며 '열나짱나'와 같은 현대 유행어를 구사해 웃음을 자아냇다. 

에버의 목소리와 동작은 국립창극단의 주역 박애리의 목소리와 동작을 사전 녹음 작업과 모션 캡쳐를 통해 만들어 진 것이다.

공연을 선보인 후 황병기 예술 감독, 차세대 성장동력 지능형 로봇사업단 단장 김홍섭 박사, 지식경제부 로봇팀 원영준 팀장,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영순 연출가,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한복디자이너 등은 로봇과 공연에 관한 좌담회와 질의응답을 가졌다.

연출가 김영순 씨는 "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어떤 주문을 해도 로봇 에버는 화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라며 좌중을 웃긴 뒤 "아쉬운 점은 에버가 걷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홍섭 박사는 질의 응답시간의 답변으로 "에버가 향후 더 진화한다면 사람처럼 걸어다닐수는 없더라도  걸어다닐 수 있는 등 좀더 유연한 동작을 할수 있도록 현재 실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관현악단은 앵콜 공연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 보따리'의 명성을 이어 갈 어린이 공연의 새로운 아이팀을 물색하던 중 가수로봇 '에버쓰리'개발이 완료돼 상용화 방안을 모색 중이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이날 국립극장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MOU를 체결 했으며 본 공연은 금년 5월쯤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년 4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산업전 하노버메서(Hannover Mess)dp 한국의 대표로봇으로 출품하고 이번 공연을 선보여 한국의 로봇기술과 우리의 전통소리 및 의상을 전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