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향기 싣고 달릴 ‘꿈의 노선’, 지하철 9호선 미리 타보기
문화 향기 싣고 달릴 ‘꿈의 노선’, 지하철 9호선 미리 타보기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2.24 0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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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정거장, 인터넷 카페, 출판 문화광장 등 즐길 거리 가득

자동 접이형 캐노피 등 최첨단 시설 자랑
 
오는 5월 개통될 지하철 9호선은 최첨단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을 동서 방향으로 횡단하는 총 25.5Km의 25개 역사(1단계 구간, 환승정거장 6개 포함)에는 공연, 전시를 고려한 공간과 친환경 생태공간까지 조성된다.

도시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게 될 지하철 9호선이 문화, 이용의 편리, 디자인에 있어 삼박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만능 역사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9호선은 인천 국제공항철도와의 연계운행으로 단절 없는 도시철도망을 확충하게 되는데,  국내 도시철도 사상 최초로 민간자본(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투입된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지하철 노선과 달리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건축부 직원들이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 '창의시정'으로 채택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지하철 9호선이 다른 노선과 차별화 된 점은 무엇인지, 또 어떤 문화시설들이 생기게 될지 미리 노선을 따라가 봤다.

디자인과 안전요소를 고려한 지하철 9호선 전동차 모습

전천후 '복합 문화 공간' 곳곳마다 즐비

지하철 9호선은 우선 설계부터 기존의 노선과 달리 다양한 문화공간을 염두에 두었다.

각 정거장마다  공연, 전시, 인터넷카페, 출판 문화광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을 확충하고 문화 콘텐츠 운용을 활성화 해 시민고객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했다.

지하공간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이용객들이 최대한 쾌적한 친환경 공간을 만끽하도록 꾸밀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건설되는 도시철도에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문화공간이 마련되는 곳은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를 거쳐 노량진과 논현동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25.5㎞ 구간의 24개 정거장 33개소가 대상이다. 정거장 별 로는 강서(9개) 양천(1개) 영등포(5개) 동작(4개) 서초(5개)구 등에 소 공연장 7개소, 전시 공간 10개소(갤러리 4개소 포함), 인터넷카페 3개소, 출판 문화광장 1개소, 휴게 및 만남의 공간 12개소를 설치하기로 계획하고 지난 2006년 6월 설계 완료 및 상부 공사에 착수 했다.

그 후 지난해 12월까지 3회에 걸친 디자인 자문을 거쳐 디자인 수준을 강화하고 교보문고의 출판, 문화광장을 유치하기도 했다.

친환경 생태 조경, 공기정화 효과도 탁월, 여유공간 갤러리로   

서울시와 9호선 주식회사는 환경부를 파트너로 지하철 9호선 흑석역(중앙대 입구역)을 친환경 생태 조경공간으로 시범 조성키로 하고, 식생과 침수, 휴게기능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꾸밀 예정이다. 또 노들역에는 벽면 녹화형 공기정화 시스템 실험 식재를 조성해 공기 정화도 되게 한다. 이로서 답답하고 공기도 좋지 않은 지하공간은 친환경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향후 주변 마감공사 완료에 맞춰 식재를 하고 3년간 상명대학교 연구팀이 모니터링과 유지관리를 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천창이 있는 정거장에 확대 조성할 예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설치된 생태공원 조감도

 기존 정거장의 경우 특정 여유 공간을 만남의 광장이나 전시 공간 및 문화공간으로 꾸며왔으나 지하철 9호선의 1단계 일부 정거장이 공간을 특화시켜 갤러리와 공연장(소무대)을 조성했다.

디자인도 "내가 왕이로소이다"

 지하철 9호선은 도시철도 디자인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도 가져왔다. 9호선 안내사인 그래픽은 25개 정거장 및 차량기지에 마련되며 모두 모듈화하고 통합 인테리어 형으로 만든다. 또 사인물 내부에 LED등을 삽입해 식별을 쉽게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제 36차 서울디자인위원회 2차 심의 의결된 후 11월에는 한 정거장에 샘플시공을 하고 품평회까지 완료했다. 오는 3월에는 안내시스템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외부 폴사인과, 타는 곳 ․ 갈아타는 곳 등을 지시하는 유도계, 주변지역 안내와 노선도를 포함하는 안내계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앞으로 발견될 디자인 개선사항은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시정해 나갈 계획이다. 가령 의자의 디자인을 공간에 어울리도록 세련되게 만든다든지 우물천창을 이용해 지하공간을 더욱 밝고 쾌적하게 만드는 시도도 이어진다. 계단 옆 측벽을 투명소재로 마감함으로써 조명과 칸막이 벽의 설치방법을 개선하는 것도 주요 변경 사항이다.

그간 장애우 유도타일은 진한 황색으로 표기 돼 있어 지나치게 눈에 두드러졌다면 9호선 역사 내에서는 주변 마감색과 어울리는 옅은 색으로 변경한다. 장애우 단체의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협의를 거치고 이해를 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밖에 승강장과 선로사이에 자동문을 설치해 추락 사고를 방지하며 매표소 자리에 편의점을 함께 설치, 필요한 물품구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최첨단 만능 역사, 시민 편의 최우선 고려 

 정거장 출입구 캐노피를 고정형에서 자동 접이형으로 개발해 설치한 것도 탁월하다. 기존 정거장 출입구는 우천시를 대비해 고정식 캐노피가 설치돼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시각적으로 차단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보행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9호선에선 평상시에는 캐노피를 자동으로 접어서 보관하고 강우, 강설 시에는 에스컬레이터의 안정적 운행과 이용 시민의 편의를 위해 감지센서에 의해 작동하는 자동접이형 캐노피로 효율성을 더했다.   

자동접이형  캐노피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흑석 정거장 4번 출구에 모델개발과 시범설치를 시행한 바 있다. 올해 3월말 설치 완료될 자동접이형 캐노피는 미흡한 사항의 보완도 이루어진 상태다. 이달부터는 우이-신설 경전철이나, 기존 노선 출입구등에 확대 설치될 예정이다.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전 구간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완비하고 환승거리가 먼 경우 이동보도를 설치한 기본을 잘 유지했다. 가장 중요한 운행 부분에서 획기적인 방안을 도입했다. 급행열차를 운행해 강남에서 인천 국제공항까지 60분이면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첨단기술적용 점차적으로 안전ㆍ 편의시설 더욱 늘여갈 것

서울시는 이번 9호선 1단계에는 적용하지 않지만 이와함께 에스컬레이트 기울기 조정을 비롯, 안전 발판(Gap-Zero) , 다단식자전거 주차장까지 고려해  기술 개발과 설계, 안전성 시험 등을 거친 후 차후 건설될 9호선 2단계와 기존의 역사에도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의 에스컬레이터 기울기는 경사각을 30도로 일반화하고 있는데, 함께 설치되는 계단의 경우 규정 계단 각이 25도이다. 이는 중간 참이 없는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 시민의 경우 깊이가 깊어질수록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시민이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사이의 높은 벽을 마주하게 돼 위암감도 느끼게 된다. 

이에 9호선에는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의 경사각 편차를 맞추어 2개 층 이상 또는 깊이 12미터 이상의 경우에 에스컬레이터 경사각을 25도로 적용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콘크리트 계단의 마감재도 개선한다. 개방감 확보를 위해 첨단 LED조명등을 탑재한  우아하고 미려한 유리 계단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 지하철 9호선 정거장 출입구의 캐노피는 자동 접이형으로 설치된다.

또 승강장 무장애를 실현하기 위해 승강장에 안전 발판(Gap-Zero)을 설치한다.

이는 승강장과 전동차량과의 틈새를 메울 수 있도록 승강장 바닥에서부터 자동 발판이 차량 쪽으로 나와 틈새를 없애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지하철역은 전동차와 승강장과의 부딪힘을 방지하기 위해 직선 승강장의 경우 5센티미터 이상, 곡선 승강장의 경우 12센티미터 이상 간격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승 하차시에 지하철 승강장과 전동 차량과의 벌어진 틈새로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발이 빠지는 등이 안전사고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 발판(Gap-Zero)은  6월 시범 제품을 개발해 안전성을 검사한 후 9호선 2단계와 3호선 연장선에  설계, 설치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정거장에 다단식 자전거 주차장을 건설, Bike-and-Ride의 환승 개념을 정착시키게 돤다. 다단식 자전거 주차장은 지하구조물 공사를 완료한 후 되메우기를 할 위치를 활용해 200대~ 300대의 자전거 주차가 가능토록 만들 방침이다. 이는 별도의 부지 매입비 약 7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민간 운영 지하철에 '문화 지속 향유' 어려움 예상... 시민 관심 필요

그러나 최첨단 문화복합시설만을 갖추었다고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특히 향후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갖추어 실질적인 혜택을 시민들이 누리게 하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았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건축부 이갑규 부장은 “지하철 9호선을 민간업체에서 운영하게 되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함께 지원을 해주고 하겠지만, 경제가 어렵다 보니 어떤 면에는 척박한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의 김유진 대리는 향후 문화 프로그램 유치 방안들에 대해 “앞으로 문화공간을 지역주민과 함께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서울시 관계자들과 지자체들 또 법인 예술 단체와 협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3월말에서 4월 초에 확정될 것” 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