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황소' 35억6천만원
이중섭 '황소' 35억6천만원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7.01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영서 작품활동 당시 그린 '황소'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황소처럼 힘세고 야성적이지만 온순한 성격의 이중섭(1916~1956)은 세상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이중섭 '황소'(유화 35.3×51.3㎝ 1953년 작)가 지난 29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최고가를 갱신할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35억6000만원에 팔렸다.
 그의 불우했던 삶은 우리 민족의 고난을 떠올린다. 석양의 붉은 색을 배경으로 누런 소가 울부짖는 듯하다. 황소는 불행한 우리 민족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중섭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1956년 9월 6일 아무도 지켜보는 이 없이 서대문 적십자병원서 한 많은 생을 마감했을때 이중섭은 무연고자로 방치되기도 했다.

 이중섭은 참혹한 인생살이에서도 현대미술가, 아니 천재 예술가중에서도 가장 민중에게 사랑받는 이중섭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 이중섭 화가가 통영서 머물던 곳 (통영시 항남동)
최근 '통영과 이중섭'을 쓴 김순철씨는 "가장 안정적인 작품 세계를 그렸던 통영서 머물던 시기 1952년 봄부터 1954년 봄까지 이중섭은 르네상스를 통영서 보냈다"고 기술했다.

 1952년 통영의 ‘호심다방’에서 <이중섭,유강렬,장윤성,전혁림-4인전>을 개최했으며 전혁림,한묵,김환기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었다.

  당시 그린 작품 '황소'

 이중섭 '황소'(1953년 작)가 지난 29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린 117회 경매에서 경매 최고가를 갱신할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35억6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판매된 박수근(1914~1965)의 ‘빨래터’를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황소’의 추정가는 35억~45억원이었다. 

▲ 서양화가 이중섭(1916~1956)
 윤범모(미술평론가)는 "이는 아직 미술 시장의 불황을 확인시켜준 계기였습니다"라고 말했다.
 
 1972년 3월 현대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유화전’에서 선보인 작품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38년 만이다.

 이중섭의 작품 중에서는 최고가다. 2008년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5억원에 낙찰된 유화 ‘새와 아이들’을 훌쩍 뛰어넘었다.

 홍익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세로 30㎝×가로 41.7㎝)보다 크다.

 작품 소장자는 1955년 미도파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개인전 직후 ‘황소’를 소장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가족을 소재로 한 이중섭의 작품 3점을 샀지만 이중섭이 가족에게 선물하기를 원해 ‘황소’ 그림과 교환한 것이다.

 박씨는 ‘황소’를 현대화랑 유작전 출품 후 집안에 걸어뒀다가 지난 80년부터 오동상자에 넣어 인감도장으로 봉인하고 금고에 보관해왔다.

 작품은 72년 전시 때 사용한 액자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액자 뒤에는 작품 제목과 작가 이름, 소장자, 전시기간이 적혀있다.

 서울옥션은 72년 현대화랑 ‘이중섭작품집’에서 이중섭이 ‘통영에서 맨 먼저 그린 소’라고 기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황소’가 이중섭이 경남 통영에 머물던 53년에 그린 그림으로 추정했다.

▲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 설치된 이중섭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