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람아~불어다오! 한국공연예술센터 출범
공연바람아~불어다오! 한국공연예술센터 출범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7.2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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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새 활력 불어넣는 것이야 말로 예술센터 풀어야 할 첫 과제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지난 16일 한국공연예술센터(이사장 최치림, 이하 예술센터)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공연예술계 종사자들은 예술센터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출범한 만큼 어깨가 무겁다. 공연의 메카인 대학로에 둥지를 튼 예술센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연예술센터를 비전으로 삼고 5대 전략방향을 제시, 이에 따른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예술센터의 중점추진과제를 알아보고,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공연장 특성화로부터 출발

한국공연예술센터(한국 Performing Arts Center, Han PAC)는 지난 2009년 6월 17일 발표한 2010년도 예술지원정책 개선방향 후속조치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설이었던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을 민간 재단법인으로 분리해 정부의 공연장 특성화 정책 맥락에서 운영하고자 추진됐다.

한국공연예술센터 현판 제막식 직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는 대학로의 주요극장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극장운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강화할 뿐 아니라 공연장의 역할분담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문광부 결정에 따라 2009년 10월 예술센터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TF팀이 구성됐으며, 총 4차 자문회의를 거쳐 임원진과 이사를 임명했다.

연극중심 아르코, 무용중심 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전경

예술센터는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을 통합해 일컫는 공간으로, 아르코예술극장은 1981년 문예회관으로 개관해 2005년 지금의 아르코예술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이 공연장은 대학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많은 예술인들이 이 무대에 서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 점에서 만큼은 변함없다.

대학로예술극장 전경

한편, 대학로예술극장은 2004년 12월 건립 결정, 2009년 3월 아르코시티극장으로 개관해 5월 대학로예술극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공연장 특성화 정책에 따라 아르코예술극장은 무용 중심, 대학로예술극장은 연극 중심 극장으로 운영된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예술감독을 선임, 안애순 안무가(안애순무용단 대표)와 서재형 연출가(극단 죽도록 달린다 대표)를 임명했다.

5대 전략방향에 따른 2011년~2012년 실행프로그램도 이미 구축된 상태다. 5대 중점목표는 ▲차세대 공연예술가 발굴 및 육성 ▲실험과 대안 모색하는 작품 육성 ▲작가별, 주제별 공연 기획 시리즈 운영 ▲공연 레퍼토리화 ▲국내외 공공기관과 교류 확대 및 파트너십 구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후진양성과 공연 레퍼토리화 집중

공연예술계를 이끌어갈 후진을 양성하는 일은 절대 소홀할 수 없는 부분으로, 일회성이 아닌 다년간 지원을 통한 인큐베이팅으로 라이징 스타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그 분야도 다양화를 통해 극작가, 연출가, 안무가, 무용가, 배우 뿐 아니라 무대미술, 분장, 의상, 조명, 음향 등 그간 육성에 소홀했던 분야인 무대스태프도 육성한다. 특히,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중견연출가와 차세대 희곡작가 혹은 대표 희곡작가와 차세대 연출가와의 매칭을 통한 꿈의 무대를 제공, 중장기적으로 시리즈화해 예술센터의 대표 레퍼토리화를 추진한다.

출범식에서 유 장관은 축하영상을 통해 예술센터 출범에 따라 좀 더 다양하고 실험적인 공연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예술센터는 전통과 실험, 이론과 실기 장르간 경계를 허물어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새 개념의 공연예술축제를 기획 중이다. 무용과 미디어아트의 만남과 무용과 필름의 만남이 그 예로, 무용과 미디어아트의 만남은 하나의 영상을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다양한 무용팀이 달리 해석해 공연으로 형상화한 것을 말한다.

예술센터 출범에 앞서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최치림 이사장이 언급한 ‘주제별 공연 기획 시스템 운영’은 신규 관객을 개발하고, 공연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희극연극제는 연극계의 비극 성향에서 벗어나 희극을 활성화해 대학로에 새 활기를 불어넣고, 그를 바탕으로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국내외 공공기관과의 교류 및 파트너십 구축은 공연예술단체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극장과 서울 및 지역 공공극장과의 공동제작을 통해 기획공연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국가브랜드로서의 작품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섭외, 작품에 참여시키고 거장 예술가들 간의 교류와 협업을 유도하며, 최고의 연출가와 배우, 스태프를 선발해 세계무대 진출을 겨냥한 한 작품을 집중 제작한다는 것이다.

관객들의 관심유발과 재원확보 관건

사실 이 모든 계획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관객들의 관심유발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니 말이다. 우선, 예술센터는 고정관객 확보를 통한 수익증대를 위해 공연 유료관객층인 20대와 30대 및 공연예술 전공학생들을 주 타켓으로 설정, 회원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문화예술 후원의지를 가진 후원가능 보유군과 관계를 형성해 장기적인 후원회 조직을 모색하고, 후원에 따른 메리트를 제공함으로써 후원을 유도한다. 기자설명회에서 김영수 사무처장은 재원확보 계획에 대해 “재단법인으로 발족하면서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 약 41억 5천만 원의 예산을 국고에 의존하고 있으나 기업후원과 유료관객을 확보해 점차적으로 의존율을 낮춰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술센터는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앞만 보고 달려갈 일만 남은 셈이다. 앞서 말했듯 공연예술계, 특히 연극계, 무용계 관계자들은 누구보다 기대가 크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그간 극장대여수준에 머물렀던 예술센터의 역할은 기획자의 역할로 확대됐고, 그에 따른 전문 인력이 배치됐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극장의 활성화는 결국 특성화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업연극이 연극시장의 70%이상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아마존 산림이 산소를 공급하듯이 예술센터가 순수연극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김정희 한국무용협회 사무국장은 “무용수들에게 문예회관(현 아르코예술극장)은 친정이나 다름없다”면서 “공연센터 출범으로 젊은 무용수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밝혔다.

최치림 예술센터 이사장은 예술센터를 단순히 두 개의 공공극장 통합으로 한정짓고 싶진 않다고 했다. “예술센터의 출범은 우리 공연예술이 발전하고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 딛고 가야 할 발판으로 삼아야 하며,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어 다시 공연예술의 진정한 센터로서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연극이나 무용 등의 공연은 아직도 소수관객층만 확보하고 있을 뿐,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한다. 예술센터가 그 관심을 이끌어내 관객들의 발길을 공연장으로 향하게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활기찬 대학로를 만드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