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지음
국악지음
  • 최진용/국악지음 한국문화예술경영연구소 소장
  • 승인 2010.07.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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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은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국립국악원의 활동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콘텐츠 개발에서부터 지방 국악원과의 네트워크의 활성화, 하드웨어의 보완 등 장기 전략과 비전하에 눈에 띄게 발전돼가는 모습을 보고 흐뭇한 생각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필자는 15년 전 당시 문화부의 초대 전통예술과장으로 임명돼 우리 전통예술과 큰 인연을 맺어온 것을 계기로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마음속으로나마 성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2010. 5. 1 ~ 5. 12)에 공연된 국립국악원의 대표 브랜드 공연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보고 나서는 ‘조금만 손질하면 그야말로 명품공연이 되겠구나’ 하는 가슴 뿌듯함과 함께 세종조 회례연의 화려하고 장엄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7월초에는 야외공연장 및 전통연희 전문소극장 풍류방 설계공모가 마무리돼 일취월장하는 국립국악원의 새로운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7월 5일에는 <아름다운 선택, 국악지음 날개를 펴다>의 출범식이 있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석연 법제처장 등 관계인사, 김영환 국회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김기문 중소기업 중앙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 정계, 재계인사,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해 국악지음의 성대한 출발을 축하해 줬다.

 국악지음(國樂知音)은 악기 소리를 듣고 친구를 알아본다는 의미이며, 또한 국악지음(國樂之音)은 국악의 소리(이야기)라는 뜻으로 이날 발족한 국립국악원 후원회의 명칭이다. 출범식은 후원회장의 취임식, 축사, 축하공연, 리셉션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출범식까지 38개 기업회원과 187인의 개인회원, 11명의 물품후원회원이 참여해 후원회의 앞날을 밝게 해 줬다.

 특히 1억원의 후원금을 낸 신한은행(은행장 이백순), 4천만원의 후원금을 낸 (주) 민컴서울 변석균대표, 천만원을 낸 김기문 중소기업 중앙회 회장 겸 (주)로만손 대표, IBK 기업은행 윤용로 행장 등이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준 것은 후원이 단순히 형식이 아님을 보여줬다.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것 또한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이렇게 장황하게 기업과 대표를 거론하는 것은 그간 우리 전통예술이 국민적 무관심 속에 외롭고 힘들게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안타까운 사실 때문이다. 전통은 미래를 이끌어 가는 힘이다. 과거는 곧 오늘이며 미래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이번행사는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날 출범식 자료를 보면 국립국악원은 많은 기업, 기업인이 참여를 희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돈 많은 일부 사람들의 거액의 후원금에 의해 후원회가 운영되기 보다는 평범한 시민들의 작은 성의가 많이 모여 큰 힘을 이루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미국 기부문화의 중심이 우리나라 돈으로 연봉 3000만원정도의 봉급생활자들의 참여로 이뤄진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국립국악원은 우리전통예술을 사랑하고 후원하는 다수의 시민을 참여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전통예술의 저변을 두텁게 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일이다. 필자도 봉급생활자이지만 문화유산 국민신탁, 이원국발레단 등 몇 군데 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삶의 보람과 의미와 기쁨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국악지음과 참국사(참으로 국악을 사랑하는 모임-국악방송) 등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또 주변사람들에게도 함께 참여하고 즐기도록 권유할 계획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나눔과 봉사가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고, 그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후원은 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후원은 개인의 시간을 나누고 재능과 기술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다. 티켓을 끊어 국악공연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한 나눔일 수 있고 그것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 더 그 의미를 더하게 될 것이고 국민의 참여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