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헬로우 마미>
WHO AM I? <헬로우 마미>
  • 정은아 인턴기자
  • 승인 2010.08.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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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출산, 입양 등 숨기고 싶지만 말해야하는 이야기

[서울문화투데이=정은아 인턴기자] 20년 전 자신을 버린 엄마를 찾아가는 딸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 30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연극 <헬로우 마미>(작가 유진월, 연출 김정숙)가 무대에 올려졌다. 이 연극은 이미 동랑희곡상을 수상하고 통영국제연극제의 폐막작으로 올려진 바 있다.

<헬로우 마미>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미국으로 입양됐던 ‘제인’이 생모를 찾기 위해 돌아와 자신을 버린 배경과 생모의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엄마를 용서하고 엄마에게 위로받기 위해 찾아온 ‘제인’은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초라해진 엄마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과연 무엇이 제인과 그의 생모, 그리고 복지사 ‘지원’에게 이토록 힘겨운 삶을 살게한 것일까.

<헬로우 마미>는 폭력, 출산, 입양과 같은 말하기 어려운 소재들을 매우 직설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평생 죄인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현실과 끊을 수 없는 불행의 굴레를 끄집어 내 우리 사회에 만연해진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속에서 고통받는 힘없는 약자들을 조명했다.

“이기적 욕망의 유혹은 너무도 강렬해 이타적 치명에게는 치명적이다”라고 말하는 김정숙 연출은 인간의 정제되지 못한 욕망이 얼마나 큰 파멸을 몰고 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외에도 정여님, 제상범, 이보람 등 실력있는 배우들이 어려운 연기를 매우 담담하게 잘해냈다. 특히 생모 ‘미혜’를 연기한 두 여배우의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마음아프고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든 성폭력, 그 검은 그림자에 짓눌린 인간들의 몸과 그 고통의 몸짓을 한 입양아의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헬로우 마미>는 많은 관객들의 박수갈채 속에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