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불교조각 청룡사 지장삼존상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17세기 불교조각 청룡사 지장삼존상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3.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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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6점, 양천현 홀기, 농업 박물관 소장 농기 4점도 포함

서울시(시장 오세훈)는 지난 5일, 17세기 불교조각 '청룡사 석(石) 지장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22점과 농업박물관내에 소장돼 있는 '농기(農旗)'4점 등, 총 9건 36점의 문화재를 서울시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 자료로 지정했다.

▲ 지장시왕상

이번 서울시 유형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문화재에는 서울시 향교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양천현 홀기'(笏記, 조선시대 경기도 양천현 관내의 제반 제사 및 의식의 진행요령을 적은 것)와 노원구 기원사(祈願寺) 및 도선사(道詵寺)내에 소장돼 있는 불상 및 불화 5점도 포함됐다.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청룡사 명부전에 소장돼 있는 '청룡사 석(石) 지장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지장삼존상(地藏三尊像)과 지장시왕상(地藏十王傷), 사자(使者), 판관(判官) 등 총 22개 권속으로 구성됐으며 드물게 모두 돌로 만들어졌다.

이 지장삼존상과 시왕상은 조성기가 있어 조성시기 및 조성화원, 시주자 등을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조성당시의 원형이 완전하게 남아 있고 22점 전체를 석재로 일괄 조성해 현존하는 사례로 조선시대 불교 조각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지장시왕상 중 제1대왕인 진광대왕의 불상은 1660년에 동학산(현 경북 경산 소재) 용밀사(龍密寺, 현재 폐사)에서, 당대 최고의 조각승 승일(勝一) 스님이 조성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장삼존상은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는 형태를 띄며 지장삼존상 좌우 불단에는 시왕상과 권속들이 배치돼 있는데, 왼쪽에는 제 1·3·5·7·9대왕이, 오른쪽으로는 2·4·6·8·10대왕이 배치돼 있다.

왕관 모양의 관을 쓰고 있는 시왕상들은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홀을 잡고 있으며, 이들 중 제2․5대왕은 홀 대신 책을 들었고, 제8대왕은 반가상을 취하고 있다.

▲ 논산주곡 농기
또한 서대문구 농업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일제강점기에 사용했던 '농기' 4점은 논산 주곡농기, 강진 용소농기, 서산 덕지천농기, 김제 신풍농기로 이번에 서울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많은 농기들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식의 동일한 형식과 내용을 가진데 비해, 이 농기는 용이 그려진 ‘용기(龍旗)’의 전통과 ‘신농유업(神農遺業)’ 의 고제(古制)를 잘 따랐으며, 지네발을 사용하는 등 형식과 내용면에서도 매우 우수해 희소성이 있다. 

이 농기들은 주로 농촌에서 두레 노동기간 내내 일터에 세워두고, 두레패들이 사용하였던 것이다. 농기는 일반적으로 천으로 만들어 야외에서 사용하고, 주로 마당에서  보관했기 때문에 비바람에 쉽게 노출돼 그간의 농기들이 소멸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인데 반해 이 농기들은 원형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편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정된 문화재의 보존 관리와 신규 문화재의 발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