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조선 ‘원이엄마’사랑 일반 공개
국립박물관, 조선 ‘원이엄마’사랑 일반 공개
  • 정은아 인턴기자
  • 승인 2010.08.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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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나라 조선’을 주제로 선보여

[서울문화투데이=정은아 인턴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5일 용산 이전개관 5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준비해온 조선실의 개막을 알렸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조선실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나라 조선’이라는 주제 아래 조선 1실부터 조선 5실까지 모두 5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제1실에서는 태조 이성계의 개국으로부터 세종 대의 찬란한 과학문화와 한글의 창제 과정까지를 당시의 대표적인 유물을 통해 전시했다.

제2실에서는 조선의 지식인인 사람들의 고유한 문화를 소개하고 주변국인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조명했으며, 제3실에서는 전란을 극복한 뒤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사회제도 그리고 새오할풍습과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했다.

제4실에서는 영·정 치세로 불리는 시기의 실학과 문화예술의 변화상을 다뤘다. 마지막 제5실에는 열강의 각축 속 에서 척사와 개화를 지향하는 상반된 움직임과 함께 근대국가로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여러 유물들을 선보였다.

▲과상감 측우대

특히, 이 전시에는 그동안 기상청에 소장돼 있다가 처음으로 박물관에서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되는 ‘과상감 측우대’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측우대는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측우대 5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고종 때 경복궁을 재건할 무렵 지금의 매동초등학교 자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이엄마가 죽은 남편에게 쓴 한글편지와 옷

▲원이엄마의 머리카락을 섞어 삼은 미투리

다음으로 출토지 현지를 처음으로 벗어나 서울에 나들이 온 안동 이응태묘 출토 ‘원이엄마의 편지’와 머리카락을 넣어 짠 미투리 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사별을 슬퍼하는 애절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조선시대의 애틋한 부부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

▲표범 양탄자

또한 세계 시계 제작기술 역사상 독창적인 천문시계로 평가되고 있는 혼천시계도 전시된다. 6·25전쟁시 국외로 불법 반출됐다가 국내에 반환된 ‘표범 양탄자’도 일반에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데, 이 표범 양탄자는 그동안 ‘명성황후 표범 양탄자’와 동일품 여부로 주목을 끌었던 유물이다.

이 양탄자는 이화문장의 형태에 의해 대한제국기 이후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북중국표범의 표피를 사용했음이 유전자 분석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조선실의 전시품은 모두 252건 1,100여점이다.

한편,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인사말에서 “초기, 전기, 중기, 후기, 말기(대한제국)으로 나눠 조선 건국부터 제도가 정비돼 가는 과정과 정,영조의 르네상스 발달과 개화기의 근대사회로 나가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조선실 개막은 고조선에서 조선까지 통사체제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선실 신설 개막은 공급자 중심 전시로부터 수요자중심 전시로 변화를 추구해 온 박물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박물관이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에 신설되는 조선실의 개막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그동안 추진해온 통사전시체제 구축을 마치고 명실공히 ‘일맥상통 우리역사’의 전당을 완성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