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별... 그리고 북촌축제
달과 별... 그리고 북촌축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0.08.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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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북 ‘두드림’으로 공연 시작, 주민과 관광객 하나된 진정한 '축제'로 자리매김

[서울문화투데이=이은영 기자] 지난 21일 밤 열렸던 ‘서울문화의 밤’ 행사에서 북촌 축제는 그야말로 ‘축제란 이런 것’을 보여주는 멋진 하모니를 연출했다.

▲ 북촌 ‘서울문화의 밤’ 행사  ‘두드림’ 공연 모습. 어린 소년이 힘차게 북을 두드리는 모습이 관객들을 더욱 신명나게 만든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로 공연에 참가하거나 음식만들기와 서빙을 하며 몰려드는 관객과 손님들을 맞았다. 무더운 날씨에도 그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북촌이라는 한글이름에 걸맞게 힘찬 북 ‘두드림’ 공연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낮부터 ‘만원의 문화패스’ 한 장으로 북촌 곳곳 박물관과 미술관 등 숨겨진 보물들을 맘껏 돌아보고 온 시민들은 공연장 앞으로 몰려들어 어느새 발 디딜 틈이 없게 됐다. 여기에 관광을 온 외국인들도 함께 공연을 보며 힘찬 박수로 화답하고, 이 멋진 축제를 추억으로 담아가기 위해 카메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 북촌 ‘서울문화의 밤’ 행사 어린이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공연에 빠져들고 있다.
▲ 북촌 ‘서울문화의 밤’ 행사에서 먹거리 장터에서 전을 부치던 자원봉사자가 잠시 카메라를 향해 환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에 '쑥개떡'이 접시에 놓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북촌 먹거리 주막에서 외국인 남편이 아내가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을 진지하게 촬영하고 있다.

공연을 즐기는 한 편에 자리한 일일 주막에도 모처럼 만난 이웃과 반가운 마음에 막걸리 한잔하려는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여타 축제장에서 접하게 되는 바가지 상혼은 찾아볼 수 없는 ‘착한 가격’의 정성스런 먹거리가 손님들의 입맛은 물론 마음까지 맛나게 물들였다. 여기에 ‘쑥개떡’과 같은 메뉴로 어린 시절 추억의 맛까지 살려냈다.  

▲ 무형문화재 금박장 김덕환 옹이 관람객들에게 우리 금박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3대째 우리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무형문화재 금박장 김덕환 옹도 북촌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것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자리를 지켰다. 찾아온 손님들에게 시원한 매실차를 대접하는 훈훈한 모습 또한 북촌이기에 가능하고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평소 6~7시면 문을 닫는 갤러리들도 늦게까지 불을 환하게 밝히며 북촌을 찾은 손님들을 맞았다. 이날 북촌은 도심 속 시골 인심과 정겨움을 보여줘 도시의 삭막함을 싹 걷어냈다. 이는 그동안 북촌을 ‘동네’로 지켜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자리였다.

윤종복 북촌한마음회장(종로문화관광협의회 전 사무국장)은 “3회째의 행사를 치러 오면서 북촌의 의미적 재발견으로 국내외적으로 큰 역할을 했을 뿐만아니라 북촌 내 주민화합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자평하고 “이는 북촌의 가치를 알고 지키고 가꾸고자하는 우리 주민들의 순수하고 넉넉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며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동참해준 주민들과 갤러리, 박물관들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축제가 좀 더 업그레이드돼서 세계인이 찾는 밤문화축제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북촌축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엄연숙 서울시문화예술과장은 “주민들이 열정과 헌신을 가지고 나서주는 이런 축제야 말로 진정한 축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같은 날 열리는 다른 지역축제도 북촌만 같으면 당초 기획했던,주민과 일반관광객들이 어울리는 축제다운 축제가 될 것”이라며 북촌 축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북촌 ‘서울문화의 밤’ 행사 중 들른 한 갤러리에서 오세훈 시장이 전시작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
▲ "서울시와 북촌 발전을 위하여!"오세훈 시장과 주민들이 함께 건배를 했다.

오세훈 시장도 이날 북촌을 찾아 북춤공연 관람에 이어 미술관 등을 돌아본 후 주민들과 막걸리 잔을 부딪치며 함께해 시민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날 북촌의 밤은 무더웠지만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은 가운데 별님과 달님도 오래도록 시원한 빛을 내려 보냈다.

한편,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서울문화의 밤’은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윤도현밴드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인사동 정동 홍대앞 대학로 북촌 등 서울시내 주요 문화거리에서 밤 12시까지 펼쳐졌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기자 young@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