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CEO의 성공전략
아트센터 CEO의 성공전략
  • 한국문화예술경영연구소 소장 최진용
  • 승인 2010.08.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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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는 대형 복합문화시설인 아트센터가 많이 건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규모경쟁이라도 하듯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규모를 능가하는 거대한 문화궁전 10여개가 들어섰다.

 충무아트홀(2005년), 성남아트센터(2005년), 고양아람누리(2007년), 어울림누리(2004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2004년), 대전문화예술의전당(2003년), 마산아트센터(2009년), 김해문화의전당(2005년), 거제문화예술회관(2003년), 전주소리문화의전당(2001년) 등이 그것이다.

 또 엄청난 규모의 광주아시아문화의전당, 인천아트센터, 노들섬오페라하우스, 천안아트센터, 파주문화컴플렉스 등이 건립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문화시설의 경영은 점점 위기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난주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위기의 아트센터』라는 신간(2010년 5월)을 발견한 바 있지만 정말 아트센터 운영이 만만치 않음을 최근 3년간 예술센터를 경영하면서 온몸으로 느낀 결론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공연예술은 위기의 예술”이라는 지적처럼 평균 유료관객을 70%이상 확보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더군다나 1500석~2000석의 대규모 예술센터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새로 건립되는 공연장은 중소도시에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이 대부분이다. 

최근 I시는 인구 20만명 정도인데도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을 개관하였다. 전문시스템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개관공연으로 <맘마미아>를 수억을 들여 초청공연을 했다는 말을 듣고 공연장을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트센터 CEO의 성공적인 경영을 위한 전략에 대해 나의 체험적인 경험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첫째, 아트센터의 CEO는 조직경영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복합문화시설(대형아트센터)의 대표자는 예술행정과 공연장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꽤 많아졌지만 때로는 기업인, 예술가, 언론인, 공직자 출신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 서울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S센터의 경우 예술인, 기업인출신의 CEO가 반복적으로 책임을 맡아왔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과문한 탓일까?  필자의 견해로는 아트센터의 CEO는 행정과 경영, 전문적인 지식과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하이브랜드형 CEO가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첫째 조직경영면에서는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을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개혁적인 리더십을 갖춘 경영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적인 경영을 꾀하는데 공익성 · 공공성의 조화와 균형의 감각을 갖고 윤리경영, 투명경영으로 신뢰받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직원들에게는 열정과 헌신의 에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리더십은 단순히 뛰어난 용병술로는 지속적으로 조직을 발전시키고 조직원을 리드해 나가는 데에 한계가 있다.

 둘째, 필자는 직접적으로 이러한 경우를 많이 목도하기도 했는데 많은 예술인 CEO들이 예산 흐름과 복잡한 회계규정을 몰라 실패한 경우가 많다. 즉, CEO는 회계규칙에 밝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어렵다.

문화CEO는 행정경험,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열정의 에너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문화CEO는 풍부한 문화예술계의 정보와 협력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며 경쟁적인 승리보다는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

셋째, 문화예술경영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성적인 서비스일 것이다. 수준 높은 서비스는 아트센터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획력과 함께 2개의 큰 축이 될 것이다. 경영자는 고객과 가장 접점에 있는 현장 근무지도부터 공연장까지 서비스에 대한 반복적인 학습(일방적인 학습보다는 자체 워크숍 발표를 통해)이 필요하다.

넷째, 민원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대표자가 직접 챙기고 그 결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아트센터 CEO는 지역 커뮤니티와 늘 소통하고 원할한 관계를 가져야 하며 나눔과 봉사를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시민, 지역예술인의 참여프로그램을 잘 개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린이, 주부, 노년층, 문화소외계층 등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참여해야 한다. 아트센터가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특별한 애호가나 지역사회지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다섯째, 예술교육은 앞으로 아트센터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에듀케이션 큐레이터를 확보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그러면서도 재미(Fun)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 경영자는 무엇보다 공연장의 질, 전시의 질, 예술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획력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가 서커스에 예술을 입히고 세계각지에서 최고의 출연자를 모으고 스토리를 만들어 연간 2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예술기획력의 힘이다.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경영자 모두의 꿈이다. 뛰어난 문화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함께 또, 해당 지역의 역사, 인물, 지리, 설화를 소재로 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 차별화된 아트센터로서 아이덴터티를 갖는 전략적 목표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홍보 전략과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20여년 전 영화 제작비의 10%정도였던 홍보 · 마케팅비용이 이제는 30%가 훨씬 넘어섰다. 마케팅과 홍보는 담당자의 영역이 아니다. CEO를 비롯한 전 직원이 마케팅 요원이어야 하며 홍보요원이어야 한다. 이제 단순히 메스마케팅 방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를 보다 세밀화, 정밀화하여 다양한 관객의 취향, 연령층, 직업, 장르를 고려한 맞춤마케팅, 타킷마케팅 전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하며 새로운 뉴미디어의 홍보 전략인 트위터,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 등을 강화해 보예산을 절감하면서 홍보효과를 배가 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아트센터는 단순히 공연이나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라 도시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컬처노믹스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도시를 문화적으로 브랜드하고 문화 예술을 활용해 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