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재발견,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
안중근의 재발견,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
  • 정은아, 최윤경 인턴기자
  • 승인 2010.09.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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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서거 100주년 맞은 그의 애절한 가족사

청년 안중근, 그의 총이 노린 것은 무엇인가. <장부가>는 역사 속의 청년 안중근을 서거 100 주년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콘서트 뮤지컬로 이토히로부미 저격이라는 희대의 기록을 재구성해 그 주변 가족의 내면적인 고뇌와 주변인물의 심리상태를 다룬다.

그동안 수많은 콘텐츠들이 청년 안중근의 삶을 다뤄왔지만 이번 뮤지컬은 무거운 역사 이야기 일색의 기존작품들과는 달리 독특한 음악과 풍자적인 시대묘사의 연출기법을 새롭게 도입, 더욱 친근하고 접하기 쉬운 역사 이야기로 재구성 했다. <장부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죽어간 이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는 지난 27일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막을 올리고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지난 27일 프레스콜을 마치고 만난 <장부가>의 주인공 김철, 장유희 배우의 눈빛에는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여운이 남아있었다. 극중 안중근 역을 맡은 김철의 말투에는 작품과 자신의 배역에 대한 확고한 소신이 배여 나왔고, 조국을 위해 남편을 놓아줘야했던 김아려 역의 장유희에게서는 작품을 대하는 신중함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천상 안중근과 김아려였다.

<장부가>는 어떤 작품인가요?

(김찬) 안중근 선생님께서 생전에 ‘장부가’라는 시를 쓰셨습니다. 대사 중에도 ‘장부란 무엇이가.’ 라는 부분이 있죠. 한 남자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모습을 영웅시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다가간 작품이에요.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다룬 다른 작품들을 ‘부잣집 안중근’이라고 표현한다면, 우리 작품은 ‘가난한 집 안중근’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름기를 뺀 ‘안중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인물들을 연기하는데 있어서 부담감은 없었나요?

(김찬) 부담감은 별로 없었어요. 실제로 안중근 선생님을 뵌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저는 선생님의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했어요. 원초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감성으로 ‘이럴 땐 이렇게 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선생님을 영웅시 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다가갔습니다.

(장유희) 김지욱 연출가님은 안중근 선생님에 대한 사실적인 내용들을 보여주고 싶어 했어요. 그러는데 있어 저희를 믿고 저만의 ‘김아려’를, 오빠(김찬)만의 ‘안중근’을 만들길 원하셨어요.

<장부가>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요?

(장유희) 여자도 장부의 길에 포함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자 안중근 같은 인물을 그리고 싶었죠. ‘안중근’이 마지막으로 집을 나설 때 그의 부인 ‘김아려’가 “셋째를 가졌습니다”라고 말해요. 이에 ‘안중근’은 미안함에 손을 잡아주는데, ‘김아려’가 손을 뿌리치고 잘 다녀오시라고 큰절을 해요.(눈물) 여자로서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갑니다. 저는 ‘김아려’가 외롭지만 멋있다고 생각해요.

(김찬) 사실 이번 작품의 음악이 가장 끌렸습니다. 한국 모던락의 시초인 이승열 분이 안중근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뮤지컬을 하신다는 것이 의아했고 신선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안중근 선생님을 다룬다는 점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작품은 하면 할수록 지금껏 안중근 선생님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시작할 때와는 다른 각도로 안중근 선생님을 보게 됐어요.

‘안중근의 처, 김아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잖아요.

(장유희) 실제 안중근 선생님의 처도 극 속에 존재하는 김아려와 같았다고 생각해요. 안중근 선생님이 이토히로부미를 죽였던 사건뿐만 아니라 많은 큰 일을 하러 다니셨지 않습니까. 그런 남편이 미웠을 것 같기도 해요. 극중에 ‘그립지 않은 사람’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진짜 그 그리움을 잘 표현한 노래이지 않나 생각해요. 남편이 미웠겠지만, 그러면서도 정말 보고 싶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 ‘김아려’는 실제와 크게 벗어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특이하게 무대가 객석 가운데에 배치돼 있던데요.

(김찬) 마치 안방에서 ‘안중근’과 둘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배치한 것 같아요. 덕분에 가운데 무대는 훨씬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우리가 정해놓은 암묵적인 기준 을 깨버린 것이니까요. 오히려 한 방향 무대에서는 제약이 더 많습니다.

이번공연 반응이 어떨 것 같아요.

(장유희) 개인적인 바람은 누구보다 안중근 선생님께서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지하에서 보신다면 어느 작품보다 우리 작품을 좋아해 주실 것 같습니다. 김지욱 연출가님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결국 작품을 올리게 되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안중근 선생님의 삶과 닮아 있지 않았나요? 대극장이 아닌 소극장에서 보는 공연이기 때문에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깊이를 더욱 면밀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자신에게 있어 뮤지컬이란?

(김찬) 뮤지컬이란 저를 무대에 세워준 존재이자, 무대에 붙잡아 주는 존재에요. 그러나 뮤지컬과 연극에는 경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극과 다른 것도 없고 달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뮤지컬과 연극에 경계를 두지 않고 병행하고 싶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연기를 하는 사람들을 배우라고 하는데, 뮤지컬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을 뮤지컬배우라고 규정하는 면이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장유희) 원래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무용을 그만두게 됐어요. 또 그때 오랫동안 만났던 남자친구랑 헤어졌던 것이 뮤지컬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졌으니 다른 사랑하는 무언가를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냥 노래가 좋았고, 뮤지컬이 좋았습니다.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내가 잘 따라가지 못해 자신과의 싸움을 많이 했었죠. 앞으로도 힘든 일이 많겠지만 내 자신과 싸워서 이겨보고 싶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최윤경 인턴기자/정리 정은아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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