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의식의 현대적 변용 ‘한국화 판타지’展
한국 미의식의 현대적 변용 ‘한국화 판타지’展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9.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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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국화부터 동시대 작가 작품까지 한국화 흐름 한눈에 보는 기획전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한국화 판타지-한국화의 감각적 재해석’ 소장품 기획展(이하 ‘한국화 판타지’)이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유희영) 남서울 분관(관악구 남현동 소재)에서 펼쳐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작 중 한국화 장르의 작업들로 구성해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 소장품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이번 소장품 기획전은 한국화의 흐름과 신선한 시도를 담은 작업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변관식/ <산계류 강>/ 34x134/ 종이에 수묵담채/ 1968

이번 ‘한국화 판타지’展은 서울시립미술관이 그동안 수집해 온 한국화 작품들 중 한국의 미의식과 정서에 바탕을 두되, 현대적으로 변용한 수준 높은 작품들 및 같은 맥락의 재치 있는 대여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데 모아 선보인다.

원로부터 중견, 신진작가들까지 전통을 답습하거나 모방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 하고자 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하고 뜻 깊은 전시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소재에 따라 두 섹션으로 나뉜다. 1층에 자리한 첫 번째 섹션 ‘산수화의 변용’은  전통 산수도에 바탕을 둔 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김기창, 김동수, 김보희, 김윤희, 김은호, 김호득, 박노수, 박능생, 박병춘, 변관식, 송계일, 송수남, 송영방, 오용길, 유근택, 이이남, 이종상, 한기창, 홍푸르메, 황창배(가나다순)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박노수/ <산>/ 121x205/ 한지에 채색/ 년도미상
▲이종상/ <취상 1>/ 117×117/ 종이에 수묵/ 117×117/ 1987

전통수묵산수화를 비롯해 ▲전통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기세계를 확실히 구축한 ‘해방 후 한국화 1세대’ 작가들 ▲‘해방 후 한국화 1세대’ 작가들의 사사를 받아 좀 더 추상적이고 집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견작가들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한국산수화 흐름의 변화를 훑어 볼 수 있게 구성돼 있다.

2층에 자리한 두 번째 섹션 ‘현대인의 일상’은 김보민, 김신혜, 김은술, 문이원, 민재영, 박계훈, 서세옥, 손동현, 안국주, 이길우, 이왈종, 이응노, 이창원, 이채영, 이철주, 장재록, 정유미, 정재호, 정종미, 정탁영(가나다순) 작가가 지필묵이라는 한국적 매체를 통해 발현되는 현대인의 다양한 일상사를 보여준다.

▲정탁영/ <Drawing 2004-5>/ 78x78/ 마분지에 칼그림/ 2004
▲이길우/ <무희자연>/ 190x120/ 장지에 인두, 담채, 배접, 코팅/ 2009

현대인, 특히 도시인의 무미건조한 듯 한 환경은 그 자체만으로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줘 끊임없이 작품의 소재가 돼왔다. 이 섹션에서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고뇌에 찬 인물의 모습부터 ▲인간을 매개로 한 추상적 정신성을 구상한 작품 ▲아무렇지도 않은 현대인의 표정 등을 재미있게 또는 아무렇지도 않은 건조한 시선으로 좇는 작품 등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관람객들이 우리 자신의 한국성의 의미를 되묻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한국화 소장품 전반을 아우르는 작업들을 통해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미술관이 지역주민, 혹은 학생들 및 일반시민들에게 한 발 다가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작품들을 통해 작가가 고심 끝에 펼쳐 놓은 깊고 넓은 공감의 세계에 빠져 들게 될 이번 ‘한국화 판타지’展은 오는 10월 1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