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영화제 하나를 만든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크게 성공했던 부산국제영화제 또한 초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고, 다양한 영화계 인사들을 끌어모으고, 좋은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 엄청난 고생을 겪었다. 그 많은 시련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부산국제영화제는 온전히 아시아 지역 내의 우수한 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충무로 국제영화제 또한 같은 맥락에서 힘을 실어주고 싶다. 기사를 통해서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들(정치적 영향력에 의한 흔들림, 예산의 무분별한 사용(5면))은 물론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문제들이지만, 그것으로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미래를 급하게 점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제 4회에 이르는 충무로 국제 영화제는 일단 타이틀, ‘충무로’라고 하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타이틀을 걸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떠나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 힘을 바탕으로 예산 및 운영에 있어서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발전된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매년 프로그래머가 교체되고, 예산으로 인해 진통을 겪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좀 더 기대를 가지고 받아들이자고 하는 것은 초기의 이야기일 뿐이고, 매년 이런 잡음이 튀어나온다면 충무로 국제영화제에 대한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영화제 구성 단계에서 문제들이 불거져 나와야지, 영화제를 시작한 이후에도 문제가 계속해서 등장한다면 또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얘기는 영화제가 앞으로 계속 진행되는 과정에 제기될 문제이지, 영화제 이전에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기사에서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색이 없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기자가 좀 더 숙고를 하고 쓴 것인지 알 수 없다. 충무로라는 타이틀 외에 장르적 타이들, 그러니까 독립영화나 판타지 영화와 같은 타이틀을 달지 않은 영화제는 작품이나, 모습이 거의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어떤 특징적인 장르를 통해서 충무로 국제영화제를 구성한다면, 그것 또한 나름의 문제점을 지니게 될 듯하다.
충무로라고 하는 한국 영화의 상징과 같은 이름을 지니고 특정 장르에 집중하게 되면, 자연스레 그 장르가 아닌 작품을 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무로라고 하는 의미에 걸맞게 최대의 작품을 최다 상영하는 것이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성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힘을 충무로 국제영화제에 요구해야지, 특색을 잡고 생존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별도로 또 하나의 문제를 생성한다.
충무로 국제영화제에 대한 건실한 비판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비판이 오로지 충무로 국제영화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지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