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수도 서울! 그 역사를 둘러보는 시간여행
우리의 수도 서울! 그 역사를 둘러보는 시간여행
  • 성열한 기자
  • 승인 2010.09.30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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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곳에!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문화투데이=성열한 기자]  낯선 풍경·문화를 접하기 위한 다른 곳으로의 공간 여행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허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불가능은 박물관을 찾으면 현실이 된다. 선선한 이 가을, 조선시대에서부터 세계적 도시로 발전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해 보여주는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역사박물관의 전경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2002년 5월 21일 서울의 유서 깊은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려 서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심화하는 동시에 서울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건축면적 7,448㎡, 연면적 20,166m²의 규모로, 크게 전시전시실과 기증유물전시실, 상설전시실로 구분돼 있다. 이밖에 부대시설로 각종 교육실과 강당, 뮤지엄샵이 있으며, 전통문화체험교실과 올망졸망놀이교실 등 대상별 맞춤 교육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음악회,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서울시민과 내외국인 관광객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서울 역사와 문화에 빠져들다

제일 먼저 둘러본 곳은 박물관의 3층에 자리하고 있는 상설전시실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있는 공간이다. 그 중 ‘조선의 수도, 서울’ 전시실은 지리적으로 중심일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였던 조선시대 도읍 서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조선왕조의 건국 과정을 노래한 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가의 초간 원본과 서울을 강조한 전국지도인 조선팔도고금총람도(朝鮮八道古今總覽圖) 등이 대표적인 전시물이다.

▲과거 서울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전시물들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는 신분, 직업, 계층, 혈연별로 모여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로 인해 다양한 문화를 형성했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의 설명을 수록한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과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지형, 역사, 인물 등을 기록한 책인 망우동지(忘憂洞誌)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행정 중심지로서의 서울의 역할을 알 수 있는 호패(16세 이상 남자들 신분증)도 전시돼 있다.

이어 서울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경제생활까지 활력 넘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서울사람의 생활’ 전시실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로 태어나 노인으로 늙어가기까지 생활 속에 사용했던 소품들을 통해 당시의 풍습과 생활상을 예측해 볼 수 있다. 특히, 17세기 아기에 탯줄과 태반을 담아 묻는데 사용한 백자태항아리에선 조선시대의 고유의 풍습을 느낄 수 있다.

관복의 가슴과 등에 수놓은 헝겊 조각 흉배(胸背), 머리에 쓰던 갓의 형태가 틀어지지 않도록 보관하던 갓집,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는 조선시대의 수저집이나 반찬과 밥을 담는 휴대용 식기인 찬합(饌盒), 머리맡에 두고 쉽게 찾아 쓸 수 있는 것들을 수납한 머릿장 등을 통해 조선시대의 의식주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동전인 상평통보(常平通寶)나 계산할 때 사용했다는 산가지 등을 통해 경제생활의 모습도 가늠해볼 수 있다.

▲조선의 궁중문화를 알수 있는 ‘서울의 문화’ 전시실

‘서울의 문화’ 전시실은 왕과 왕실, 조정의 권위를 위해 최고 수준의 품격을 유지하던 당시의 궁중문화를 볼 수 있다. 왕실 구성원들의 신원을 정리하고 변경사항이 생길 때마다 보충해서 만든 조선왕실의 족보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紀)과 농경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왕과 신하들이 모여 비가 옴을 기뻐하는 시회를 개최해 기록한 희우시첩(喜雨詩帖) 등이 전시 돼 있다.

휴대용 해시계인 양부일구(仰釜日晷)와 주요 도로와 지형을 자세하게 기록한 대표적인 서울지도인 수선전도(首善全圖) 등을 통해 궁중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발전했던 학술문화의 흔적도 볼 수 있다.

특유의 간결한 필치와 청신한 담채를 사용한 조선말기 이색화풍 화가 김수철의 전김수철필산수도(傳金秀哲筆山水圖) 등의 회화와 평양풍경을 묘사한 백자인 백자청화산수문병(白磁靑畵山水文)을 비롯한 도자, 그리고 자개조각을 여러 가지 문양으로 박아 넣은 나전칠기함(螺鈿漆器函) 등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예술문화도 같이 느낄 수 있다.

발전하는 세계적 도시, 서울

우리 역사의 중심이었던 서울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곳은 ‘도시서울의 발달’ 전시실이다. 현재와 가까운 과거의 모습인 20세기 서울의 근현대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서울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서울의 전경 사진

서재필(徐載弼)이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급받아 한글로 발행한 독립신문을 비롯해 외부 문물의 유입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축음기나 전화기 등을 볼 수 있다. 백악산에서 남으로 내려 본 서울의 전경을 담고 있는 사진은 지금까지 봐왔던 전시물들과 크게 대비되는 발전된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이색적이다.

이러한 서울의 변화를 더욱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서울역사박물관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모형영상관’이다. 도시모형영상관는 서울을 1/1500으로 축소한 대형모형과 첨단 IT기술이 결합된 멀티미디어시설을 갖추고 현재와 미래의 서울을 직접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도시모형영상관

20만 여개의 LED꼬마전구를 넣어 건물, 아파트, 다리, 하천 등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스피드돔 카메라와 키오스크화면이 연결돼 있어 찾고자 하는 곳을 조명과 레이저빔으로 비춰주고, 카메라로 확대해 전면에 대형스크린에 비춰주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의 전시물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정보검색대도 충분히 마련돼 박물관의 견학과 학습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박물관

시민들이 기증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기증유물전시실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박물관’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전시실 입구에 기증자 명단이 게시돼 있다.

▲기증유물전시실의 입구에 게시돼 있는 기증자들의 명단

기증유물전시실은 주제별로 4개의 전실로 구분돼 있다. 제1전시실은 과학기술과 고지도를 주제로 해시계, 윤도, 천문도, 고지도 등이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은 전적·고문서가 전시돼 있는데, 진성 이씨, 동래 정씨, 의성 김씨 등의 가문에서 기증한 유물을 비롯해 근대인물 관련 유묵과 서적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된 소장품들은 당시의 생활 상을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제3전시실은  선사시대의 화살촉, 각종 토기와 도자기, 조선시대 서화류, 근대의 선풍기까지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제4전시실은 흥선대원군과 그 후손들의 유품 등 왕실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과 함께 김정호가 만든 전국지도인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보물 제850-(2)호) 등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기증품들이 전시돼 있다.

“시민에게 사랑 주고, 받는 박물관 될 것”
사종민 서울역사박물관 교육홍보과장 인터뷰

서울역사박물관이 설립된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서울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가주도 문화프로그램에 의해 ‘시립박물관·미술관’ 건설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후 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맞아 서울의 원류를 찾는 ‘서울학’ 정립을 구상하고, 그 바탕 속에서 서울역사박물관 건립의 준비를 본격화하게 됐습니다. 이후 박물관 건립과정을 거쳐 2002년 5월 21일 처음 문을 열게 됐습니다.

타 박물관과 차별되는, 서울역사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특징은?

서울역사박물관은 도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국내 유일의 도시역사박물관입니다. 고고학과 미술사, 민속사를 전문분야로 한국문화의 전반을 소개하는 타 박물관과는 달리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만의 역사, 서울의 도시 성장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지난시대 역사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도시환경 속의 역사유산 보존, 즉 생활사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전시·보존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소장품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박물관 소장품 수는 9월 현재 36,000점입니다. 이 중 54%에 해당하는 19,000점은 시민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기증해 주신 유물입니다. 또한 운현궁 유물을 위탁 관리하고 있습니다.

소장품에 얽힌 특별한 에피소드나 사연이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지난 2001년과 2002년에 걸쳐 2,158점의 유물을 기증해 주신 신상정 선생님이 가장 인상이 깊습니다. 서화, 전적, 장신구, 생활용품, 공예품 등 그 양과 질에서 역사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유물을 아무 대가없이 기증해 주셨습니다. 또한 진성 이씨 문중, 의성 김씨 문중, 경주 손씨 문중 등 각 문중에서 귀중한 유물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매번 기획전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종로 엘레지(~10월 3일)’전을 선보이고 있는데 어떤 취지로 기획하게 됐는지요?

‘종로전’은 서울도시성장사의 관점에서 서울 도심의 변천과 발달을 기획한 결과로 나온 기획전시입니다. 서울 반세기 종합전시로, 해방 이후 서울의 도심 형성의 한 축으로서의 종로의 변천과정을 현재 종로 거리를 중심으로 도시민 생활사와 결부시켜 조명해봤습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정이 담겨 있던 선술집, 피맛골 등의 모습을 복원해 옛 도심의 향수와 생활문화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획중인, 혹은 추천하고 싶은 기획전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서울 반세기 종합전시 후속편으로 서울 강남개발 4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시 ‘강남展(가칭)’을 가을에 개최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70년대 허허벌판으로 있던 강남과 함께 서울을 관통하는 중심 하천으로서의 한강을 새롭게 개발해 오늘날의 번창한 강남과 시민을 위한 한강으로 거듭 난 것을 기념하는 전시입니다. 서울 시역의 확대에 따른 변천과 그에 따른 모습들을 조명할 예정입니다.
 
주요 관람객 층은 어떻게 되나요?

평일 오전은 주로 학생 단체가 많으며,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중 오후에는 성인들과 외국인의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2년 개관부터 주중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야간 개관을 저녁 9시까지 연장하고 있는데, 요새 젊은 층 관람객이 많이 박물관을 찾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지난 7월 15일부터 무료관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오셔서 자랑스럽고 훌륭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서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오셔야 합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습니다. 시민에게 사랑을 드리고 사랑받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되겠습니다. 언제든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