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균의 배우열전⑪
김은균의 배우열전⑪
  • 김은균 연극평론가
  • 승인 2010.09.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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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눈동자만큼 그윽한 향기를 뿜는 배우 - 박 리디아

박리디아 이름만큼 이나 서구적인 외모에서 나오는 말과 몸짓이 시원시원하다. “원래 이름은 박근숙 이었요. 미국에서 활동할 때  <THE CUT RUNS DEEP>라는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미국이름이 필요해서 ‘지오 박’으로 활동하다가 한국에서 이 이름을 쓰기에는 어감이 이상해서 할렐루야 담임하시는 김상복 목사님께서 정해주신 ‘리디아’라는 이름으로 쓰게 되었지요.” 

하이틴 스타로서 화려하게 데뷔한 그녀는 그 후 오랜 기간 동안 해외에서 활동하게 된다. 미국에서 4년 반 그리고 러시아에서 3년의 기간 동안 연기공부를 하면서 배우활동을 병행하였다. 뉴욕 THOMPSON(Talent & Model management)에서 연기자겸 모델로 뉴욕현지에서 활동하였고 러시아 기티스 국립연극학교에서 뮤지컬 연출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한 번에 아르바이트를 5번 할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던 시절이었고 공부를 위해서 생활전선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유학생활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근로유학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공부와 생활 모두에서 빠듯했었던 시절이었지만 그때의 자양분은 그에게 연기란 단순히 흉내 내기나 모방이 아닌 삶의 깊은 뿌리에서 온다는 울림을 체득한 시기이기도 하였다. 

최근에 <조용한 식탁>이라는 작품을 마치고 가을학기에 중국 북경 화지아대학 모델·광고연기과 주임교수로 출국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이 지나갔어요. 2월에 『기초연기훈련을 위한 즉흥연기 사례연구』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그 바쁜 와중에 쓴 논문이라 더욱 애정이 갑니다. 4월 8일은 평생의 동반자인 영화배우 방길승씨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날이지요. 작년 4월 8일 가수 신효범의 소개로 만나서 정확히 일 년 만에 결혼을 하게 된 셈입니다. 

10년가량 유학 생활을 하고 돌아온 것이다 보니 한국드라마를 잘 몰라서 처음엔 이 사람이 배우라는 사실도 몰랐어요. 덕분에 배우라는 선입견도 전혀 없었죠. 그는 전주 출신이고, 저는 러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있긴 하지만 너무 구수하지도, 느끼하지도 않고 너무 좋아요.”라고 행복한 신부의 심경을 드러냈다.

그녀가 연기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때는 고등학교시절 연극반에 들어가면서부터이다. 이후 모델로서 활동영역을 넓혀가면서 대기업의 전속 모델이 되기도 하고, 그 당시 한창 화제를 낳았던 "여자는 한 달에 한 번씩 마술에 걸린다"는 카피를 가진 여성위생용품 모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권순분여사 치사건> <헨젤과 그레텔> <우아한 세계>는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킨 영화였고 MBC <서울무림전>과 <궁> 과 SBS 수목 미니시리즈<연인>등을 통해서 인지도를 상승시켜나갔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 그리고 뮤지컬과 모델 활동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의 위력을 드러내는 그녀이지만 그 근본이 무대임을 잊지 않는 겸손한배우이다.

“저는 이 모든 것들이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고 싶습니다. 강의할 때 그들의 빛나는 하고,를 보면 한시도 허투루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노년이 아름다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마도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면서 삶과 인생을 나누는 배우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