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산문화재 명칭 쉽게 바꾼다
서울시, 동산문화재 명칭 쉽게 바꾼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3.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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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석장두(金銅錫杖頭), '금동 석장 머리장식'으로 변경

지나치게 학술적인 한자용어가 사용돼 어려웠던 동산문화재(動産文化財)의 명칭이 쉬워진다.

서울시는 서울시 지정 옛 그림, 도자기, 책, 고문서, 불교문화재 등 동산문화재(動産文化財) 222점의 지정명칭을 일괄 검토하고 유형별 명칭부여 기준안을 마련, 어려운 지정명칭을 일반시민들이 알기 쉽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지난 19일 밝혔다.
 

▲ 석장은 불교에서 승려가 짚는 지팡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석장두는 석장의 손잡이 장식부분을 의미하므로 기존의 금동석장두에서 금동석장머리장식으로 바꿨다.
그동안 문화재 지정명칭은 너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한자용어가 사용돼 일반 시민들이 문화재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없게 했다. 또 같은 의미의 유사한 용어도 혼용되어 혼란을 가중시켜 왔다.

이에 시는 어려운 동산문화재의 지정명칭을 바꾸고 유사한 용어가 혼용되던 것을 일관된 기준하에 통일성을 부여키로 했다. 특히 시 지정 동산문화재 중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불교미술분야 (불교조각, 불교회화, 불교 공예) 141점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검토를 실시하고 이 중 98점에 대해 지정명칭을 변경키로 했다.

그동안은 부처를 의미하는  ‘~불(佛)’과 ‘~여래(如來)’라는 명칭이 함께 사용되어 왔는데 '~불(佛)’ 이라는 용어로 명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또한 불상의 재질을 표기하는 방법도 누구나 알기 쉽게, 재질이 돌로 만들어진 불상이면 ‘석불’, 나무로 만든 불상이면 ‘목불’, 청동에 도금을 한 보살상이면 ‘금동보살’ 등으로 간결하게 표기하기로 했다.

부처 및 보살의 이름(존명)은 그동안 ‘석조미륵불입상’과 같이 불상의 재질과 형태(좌상, 입상)사이에 표기하던 것을 ‘석불입상(미륵불)’과 같이 맨 나중에 괄호를 하고 부가적으로 표기하기로 했다.

불교회화에서도 이같은 법칙을 적용한다. 부처의 용어는 불상과 마찬가지로  ‘~불’로 통일하고 그간 학계에서 흔히 같이 사용됐던 그림을 뜻하는 ~탱, ~탱화, ~불화, ~도(圖)는 모두 ‘도(圖)’로 통일키로 했다.

절에서 사람을 불러 모으거나 시각을 알리기 위해 치는 종(種)은 그동안 범종(梵鐘), 동종(銅鐘), 청동 범종(靑銅 梵鐘), 소종(小鐘), 대종(大鐘) 등 여러 용어로 쓰였는데, 이를 '청동 종'이라고 명칭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6호인 '홍무25년장흥사명동종'은 '봉은사 청동 종'으로 바뀔 예정이다.

그 밖에 어려운 한문투의 지정명칭은 이해가 쉽도록 풀어쓴다.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209호로  불교에서 승려가 짚는 지팡이의 머리 부분 장식을 뜻하는 '금동석장두(金銅錫杖頭)’는 '금동 석장 머리장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발표한 불교미술분야 98건의 지정명칭 변경 계획을  4월 19일까지 한달간 서울시보에 예고해 문화재 소유자는 물론 학계, 일반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말까지 불교미술분야 이외의 그림, 도자기, 고문서, 옛 책 등 각 분야별 명칭개선 기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지정 명칭 개선 작업을 통해 서울의 문화재가 보다 알고 싶고, 보다 친근한 문화재로 서울시민들 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