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윤희씨 "700가지 통증과 싸워왔다."유서에 밝혀
고 최윤희씨 "700가지 통증과 싸워왔다."유서에 밝혀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0.10.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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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공개,"더 이상 링거 주렁주렁 매달며 살고 싶지 않았다.건강한 남편에게도 미안하다"

[서울문화투데이=이은영 기자] 어제(8일)작가 겸 방송인 최윤희(63) 씨가 남편 김 모(72)씨와 함께 일산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경기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최 씨 부부가 지난 7일 저녁 8시 30분경 일산시 백석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체 발견됐으며 자살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2년 전부터 폐와 심장에서 경계경보가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지병을 비관해 남편과 동반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최 씨는 30대 후반의 나이에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방송과 강연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2001년부터 KBS '아침마당'에 출연하며 '행복전도사'로 활동했다.

최 씨의 저서로는 '행복 그거 얼마예요'(1999), '행복이 뭐 별건가요?'(2006), '행복의 홈런을 날려라'(2007) 등이 있으며 다수의 TV강의를 진행해 왔다.

한편 최 씨 부부의 시신은 일산병원에 안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족들은 부검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최윤희가 남긴 <유서 전문>
 
떠나는 글...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렸습니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밧데리가 방전된거래요.
2년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추석 전주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한번의 절망적인 선고.
그리고 또다시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어요.
더 이상 입원해서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떠나려고 해남 땅끝마을 가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남편이 119신고, 추적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 수는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텔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 또 용서를 구합니다.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그동안 저를 신뢰해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 또 죄송합니다. 그러나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라 생각합니다.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201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