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승마 메카 꿈꾸다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상주, 승마 메카 꿈꾸다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10.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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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가족이 모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될 것”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승마는 스포츠 중에서 동물과 함께 하며 남녀 구별 없이 운동하는 유일한 종목이다. 스피드경기인 경마와 달리 말과 사람이 호흡을 같이하며 다양한 기술을 연출하고 장애물을 넘는 레저스포츠다.

또한, 사람 신체 각 부분의 평형감각과 유연성 등을 길러 올바른 신체의 발달을 돕는 전신운동이며 정신적으로는 대담성과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동물애호 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생활 속의 운동이다.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경상북도(도지사 김관용) 상주시(시장 성백영) 경천대 일원 상주 국제승마장에서 개최되는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WUEC)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가 주최(경상북도, 상주시, 대회조직위원회, 대한승마협회 주관)하는 가장 권위 있는 대학생 승마대회다.

국제대학생스포츠연맹은 1942년, 세계 대학생의 화합과 우정, 스포츠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써 골프, 태권도, 싸이클 등 총 32개의 챔피언십 대회를 관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1988년 프랑스 소뮈르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2년 주기로 열려왔다.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리는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주경기장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말이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제9회 세계승마선수권대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역대 승마 종목 경기 중 단일 국제대회로는 최고의 권위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8회 알제리에서 열렸던 대회보다 3개국이 많은 19개국(유럽권 11개국, 아시아권 6개국, 미주권 2개국)에서 12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참가국이 출전한다.

◆추진력으로 일궈낸 대회 유치

경상북도와 상주시는 지난 2008년 1월, 승마스포츠를 통한 지역마케팅 및 품격 높은 말(馬)문화와 마필산업을 새로운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유치에 나서게 됐다.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의 상주 유치를 확정한 주역들의 모습. 왼쪽부터 이정백 상주시장, 안덕기 대한승마협회장, 조지 킬리안 FISU 회장, 김관용 도지사, 이상천 도의회 의장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인 3월 1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국제대학생스포츠연맹 집행위원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경쟁국 역시 오랜 승마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이었다. 유치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최종 프리젠테이션에 앞서고 독일 아헨시가 유치의사를 철회, 만장일치로 상주시가 개최지로 확정됐다.

대규모 국제경기를 처음 열게 된 상주시는 이후 경상북도와 함께 발 빠르게 대회를 준비했다.

준비과정은 더 어려웠다. 우선 국제행사에 국고를 지원받는 데 필요한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는 길이 막막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비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국제행사로 사후승인을 받게 되면서 농림부로부터 마필육성자금 46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전체 예산 247억원 가운데 나머지 201억원을 도비와 시비로 충당했고, 2009년 4월 경상북도와 상주시는 마침내 경기장 공사에 착수 1년 여 만에 국제승마장을 완공했다.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일대 17만7122㎡에 들어선 경기장은 주경기장(80×90m), 준비마장(80×40m 2면), 실내마장, 경기운영동, 관람석(1146석) 등 경기시설과 마사(마방 234칸), 창고, 마분장, 워킹시설 등 관리시설 및 부대시설을 갖췄다.

이 경기장은 준공 이후 3개의 국내대회를 개최해 시설이나 운영을 점검한 결과,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경북 상주의 상주국제승마장 모습

대회조직위원회는 상주시 최초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숙소와 자원봉사 등의 ‘소프트 웨어’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임원과 선수단 숙소로 상주관광호텔과 청리면에 있는 교통안전체험연구센터 생활관을 이용하기로 했으며, 일반 방문객에게 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지역에 있는 수암종택이나 양진당 등 고택이나 남장사, 상락사 등 사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회진행의 윤활유 역할을 할 자원봉사자 180명도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어통역과 안내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로 50여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대회에 필요한 말 100필 가운데 40여필을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아 마련했으며,  나머지 60필을 대회조직위원회가 구입하거나 빌려 모두 확보했다.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어떻게 진행되나

세계 젊은이들의 화합과 우정의 축제인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개인과 단체전으로 나눠지는 마장마술, 장애물비월 2종목을 종합평가와 함께 진행한다.

▲‘제27회 대통령기 전국 승마대회’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경북 상주시 국제승마장(사벌면 화달리 소재)에서 개최됐다

마장마술은 일정한 규격(가로 60m, 세로 20m의 평탄한 직사각형 마장)의 경기장에서 일정한 시간 내에서 말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이며, 장애물비월은 4,000m² 이상의 마장에서 다양한 장애물들을 말과 사람이 일정한 시간 내에 뛰어넘는 경기다.

특히,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성장 단계인 대학생의 기량을 겨루기 때문에 한 선수가 두 종목 모두 참가하게 돼 있으며, 올림픽 등 일반대회는 모두 자신의 말을 갖춰 대회에 참가하지만 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주최 측이 준비한 말을 선수가 빌려서 경기에 참가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은 “참가선수들이 경제 사정이 어렵고 경기력이 프로선수에 비해 떨어지는 아마츄어인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다른 나라에 데려가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 만재

상주시는 대회기간 동안 시민들의 손쉬운 대회관람을 위해 시내를 순환하는 셔틀버스 3대를 운행한다.

이밖에 전통무예 시범공연, 국화전시회, 전통혼례관에서 이뤄지는 다도체험 및 전통혼례 시연, 상주박물관에서의 말 관련 영화 상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상주시 “대회를 계기로 말 산업 메카로 도약하겠다”

상주시는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를 계기로 국내 말산업의 메카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연간 5개 승마대회를 개최하고, 어린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승마교실을 열 계획이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시 사벌면에서 열린 상주국제승마장 준공식이 끝난 뒤 성백영 상주시장이 말을 만져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계기로 승마장 활용방안이 마련되고 말 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하면 지역의 소득 창출과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백영 대회 조직위원장(상주시장)은 “승마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단은 각 국가의 엘리트이자 미래의 국가지도층이 될 자원들로 구성돼 있다”며 “상주시 브랜드를 세계 속에 홍보할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승마와 마필산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녹색성장산업의 하나로 세계 대학생뿐만 아니라 지구촌 가족이 모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현재 상주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 어디서든 2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한 교통망을 최대한 이용해 체험 관광 승마를 통한 승마사업의 선점 및 FTA 체결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농가에 마필산업 육설을 위한 지원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경북대학교 말산업연구원(원장 권태동)과 함께 지난 2009년 6월 15일 용운고등학교(교장 장준재)가 경상북도교육감으로부터 2010년 마필관리과 1학급 30명을 신설 인가를 받은 바 있어, 승마전문지도자를 양성해 나갈 초석을 다졌다. 이로써 각종 국내외 대회를 유치,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사벌초등학교가 금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e-러닝 첨단시설을 바탕으로 상주 국제승마장과 연계돼 농산어촌전원학교로 지정돼 국비를 지원받는 등 승마장 건립으로 인한 간접효과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