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쇼팽과 지용', '스무살의 청춘예찬'
통영, '쇼팽과 지용', '스무살의 청춘예찬'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11.0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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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피아니시트 지용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올해 나이 20세의 신예스타 피아니스트 지용. 쇼팽이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한 그 해 나이가 스무살. 2010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의 승자를 확정지을 전날 이 둘은 TIMF앙상블의 협연을 통해 만났다.

▲ 올해로 만 19살인 피아니스트 지용은 한국 쇼팽콩쿠르 우승에 이어 2009년 줄리어드 음악원에 입학했다. '놀랄 만큼 성숙한 소리와 스타일을 가진 연주자'로 호평받고 있는 지용은 2010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솔드아웃 시리즈에서 TIMF앙상블과 협연을 통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인구 14만의 예향도시 통영이 세계적 거장 작곡가 윤이상 선생님을 매개로 거칠줄 모르는 순진함과 열정을 담아 낸 피아니스트 지용과 쇼팽 곡(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의 통영 공연이었다.

 쇼팽의 첫사랑이었던 콘스탄티아에 대한 젊은날의 연민과 고뇌가 담긴 협주곡 2번을 주옥같이 살려낸 이번 TIMF앙상블과 지용만의 밀고 당기는 듯한 아슬한 눈빛 교환과 열정에 관객들은 숨소리 마져 사라졌다.

▲ 연주가 끝난 후 팬 사인회. 신예 스타 답게 여성팬으로 둘러 싸여 이날의 감동을 사인회로 선사했다.
 쇼팽(1810~1849)은 평생동안 거의 피아노 곡만을 작곡했고 피아노란 악기에서 쇼팽과 견줄만한 작곡가는 드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단 2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다.

 1833년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이어 1836년 f단조 협주곡이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세상에 나온다.

 사실상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쇼팽의 첫번째 피아노 협주곡인 셈이다. 이는 쇼팽이 f단조 협주곡을 1829년에 먼저 작곡하나 유럽 여행 중 이 악보를 분실했기 때문이다.

 윤디와 애드나 스턴에 이어 솔드아웃 시리즈 3편 지용&크리스토퍼 구즈먼과 TIMF앙상블의 연주에서 피아니스트 지용은 여리고 수줍음 많은 신예 스타답게 무대위에서도 첫사랑의 연민처럼 세번의 커튼콜 박수에도 마냥 얼굴엔 천진난만함과 수줍음이 배어 나왔다.

▲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열린 팬 사인회

 지용의 피아노 음율은 바이올린,비올라,첼로 연주소리에 사랑의 마음을 담아 밤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이 고운 선율을 자기 만의 성숙한 감정에 실어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전 좌석 구석 구석에 사랑의 음유 시낭송처럼 울려퍼지게 했다. 물론 좌석을 가득 매운 매너 만점의 관객들은 숨죽이며 연주가 끝날때 환호와 박수로 응답.

 쇼팽이 혁명의 불꽃을 피하기 위해 고국 폴란드를 떠난 해는 1830년 11월 그의 나이 20살때였다. 그가 남긴 2곡의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파리로의 망명 직전에 완성된 작품들이다.

 쇼팽은 2번 협주곡을 쓰면서 "낭만적이고 조용하고 감상적인 마음으로 썼다. 나의 즐거웠던 추억들을 생각하며.."라고 표현한 것은 쇼팽이 사랑했던 여인과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며 고국을 떠나는 자신만의 이별 의식을 2번 협주곡에 담아 낸 것이다.

▲ 피아니스트 지용 사인회. 뒤로 보이는 신예 거장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참가자들의 사진이 보인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정신적 지주와 근간은 바로 작곡가 윤이상이다. 세계적 거장이자 고향 통영에 대한 사랑,겨레를 사랑하는 솔직함을 당당하게 이야기 해온 윤이상 선생 추모제(타계 1995.11월 3일)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영원토록 스무살의 '청춘예찬'을 살려 낼 열정의 신예 스타를 무대 위로 초대하는 순항을 거듭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