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이맘때 민속- 영등 할매를 아시나요?
잠깐만! 이맘때 민속- 영등 할매를 아시나요?
  • 경남본부김상박취재부장
  • 승인 2009.03.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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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2월 바람 관장하던 심술궂은 ‘할만네’

 음력이월이 가까워 져 찬 공기가 물러나고 더운 공기가 유입되면 비와 함께 갑작스런 돌풍이 많은데 그 바람을 관장하는 신이 있었으니 바로 영등 할매다.

주로 통영 거제를 비롯한 고성 등 남해안일대 지역, 중부 이남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육지에 가까울수록 농신의 성격이 강하고 바닷가에서는 풍신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한해의 풍어(豊漁)와 농사의 풍년(豊年)을 기원하는 제(祭)를 올렸는데 이를 일컬어 ‘할만네’라 했다.

 ‘이월 할만네 모신다’ 또는 ‘바람 올린다’고 하는 풍신의 성격은 며느리를 닦달하는 시어머니 같다. 잘된 농사도 하루아침에 망치게 할 수 있고, 바닷 일에 바람을 심하게 하여 배를 부리지 못하게 하는 등, 시어머니 받들어 모시기 힘들 듯 했다. 이 영등할매를 맞이하는 의식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2월 초하루 날이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세상을 돌아보고, 그달 20일께 상천(上天)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영등할미가 세상에 내려올 때 딸을 데리고 내려오면 그 해 날씨도 좋고 만사 평온, 풍년과 풍어가 들지만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해는 반대현상이 나타난다고 전해지고 있다.

영등할미가 세상에서 천상으로 올라갈 때 까지 사람들은 부엌에다 대나무 막대기 끝을 쪼개 받침대를 만들어 세우고 그 위에 종지를 얹고 정화수(井華水)를 올렸다. 대를 꽂은 땅에는 황토를 뿌리고 동백나무 가지를 꽂았다.

영등할미는 셋으로 10일에는 상등할미가 올라가고 15일에는 이등할미가, 20일에는 하등할미가 상천했다. 세 번째의 마지막 할미가 상천할 때는 대부분 가정마다 제를 지내 안택(安宅)과 풍년을 기원했다.

이때를 ‘할만네’라고 부르며 영등할미가 상천하는 날마다 팥밥을 해 먹기도 했다.

         경남본부 김상박 취재부장 cnk@sctoday.co.kr